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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시대 선언, 과학기술계 시각은? 본문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18일 과총회관에서 공동 토론회 개최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18일 과총회관에서 '수소경제의 도래와 과제'를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가 지난 1월 17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수소경제' 시대를 선언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명철)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는 18일 과총회관에서 '수소경제의 도래와 과제'를 주제로 ‘제133회 한림원탁토론회-제17회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 포럼’을 공동 개최하고, 과학기술계에서 바라보는 수소경제 성공적 추진 방향과 기술적 극복 과제, 필요한 정책 등에 대한 심층 논의를 진행했다.
토론회에서는 김봉석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신산업과 총괄팀장, 김민수 서울대학교 교수, 김세훈 현대자동차 상무 등 3명이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이명철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수소경제의 성공을 위해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는지, 또 정부는 어떻게 관련 정책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수소 경제와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우일 한국과총 부회장도 “수소경제를 선도하기 위한 정책방안 마련과 체계적인 로드맵 추진이 시급한 상황으로, 장밋빛 청사진과 동시에 예상되는 단점과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쏟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문가들의 검토와 대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수소경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포럼에서 신뢰감 있는 과학기술적 분석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 “수소경제 선도국가 도약,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될 기회다”
<김봉석 산자부 팀장>
김봉석 산자부 에너지신산업과 총괄팀장은 ‘수소경제 로드맵’를 주제로 지난 1월17일 발표된 수소경제 로드맵에 대해 추가적인 설명과 함께 과학기술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먼저 수소경제의 중요성에 대해 피력했다. 김 팀장은 “수소경제가 저성장 시대에서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으로, 또 에너지 자립을 위한 필수 요소로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라며 “성장동력 측면에서 수소의 생산·운송·저장·활용 등에서 새로운 산업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단 논란이 되고 있는 수소 생산 가능성에 대해 김 팀장은 “어느 정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초기엔 석유화학공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와, LNG 등을 변환해 얻는 추출 수소를 중심으로 이용하고, 점차 해외 생산 수소와 물 분해(수전해) 수소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생력이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생산과 저장 분야의 기술력을 쌓아가야 한다”라며 “우선강점이 있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세계 최초 수소차를 양산하고 연료전지 전문기업을 보유하는 등 일부 분야에서 한국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김 팀장은 “수소경제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규제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수소경제는 퍼스트무버(first mover)로서 도약할 새로운 기회이기 때문에 민관이 힘을 합쳐, 지난달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토대로 그린 수소 산유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 “신성장동력으로 수소 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
<김민수 서울대 교수>
김민수 서울대 교수는 ‘수소 연료전지 기술 및 미래 전망’을 주제로 각각 2003년과 2017년 이미 수소경제로드맵을 수립한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수소산업 관련 기술 및 정부 정책 등을 살펴보고,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이자 에너지자립수단으로써 수소경제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이번 산자부의 로드맵 발표와 관련해 “좀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이미 미국은 2003년에, 일본은 2017년에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변화와 에너지 부족 상황에 대비해 ‘수소’가 각광받고 있는 상황으로, 우리나라 역시 신성장동력원으로서 수소 기술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의 진행 상태로 볼 때 수소경제를 이행할 수 있는 첫걸음은 수소전기차”라며 “여기에 의구심도 많고, 충전소 구축 등 많은 어려움이 산재해 있지만, 앞으로 수소전기차가 없으면 자동차산업이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던 연구개발 지원이 흐지부지 되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그는 “15년 전에 연료전지를 많이 연구했는데, 결국 이용까지는 가지 못했다”라며 “연구개발이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정부가 바뀌자 연구자들이 붕 떠버린 신세가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쉽지 않겠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는 수소경제 로드맵은 중단 없이 시행돼 성과를 내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세훈 현대자동차 상무>
김세훈 현대자동차 상무도 수소 기술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중에서도 그는 세계적으로 점점 더 강화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연비규제 등으로 인해 향후 수소전기차는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임을 강조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수소전기차 기술력과 경쟁력, 향후 필요한 정책·제도 등에 대해서 설명했다.
김 상무는 “우리나라는 수소와 관련해 논란이 많지만 이미 일본은 기술력에서 우리나라보다 40년 가량 앞서 있고, 매년 수소와 관련된 장관급 회의를 열고 세일즈 회의를 하고 있다”라며 “중국 역시 공산당이 수소 사회를 주도해 가고 있는데,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리드를 하려고 추진력있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 수소경제로 가고 있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어도 돌이킬 수 없다”라며 “국내 상황만 보지 말고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 국제적인 수소경제 로드맵을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선도국으로 나설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수소경제로 가기 위한 고언…기술의 중립성 중요
<정토론에는 유진 KAIST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6명의 토론자가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후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는 유진 KAIST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김진우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지사장, 류석현 두산중공업 고문, 배중문 KAIST 교수, 안현실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 현영석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홍성안 GIST 석좌교수 등이 참여해 수소경제를 선도하기 위해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기술적 문제와 세계적인 트렌드 및 이를 정부 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안현실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은 수소경제로 가기 위해선 정권의 리스크에서 과학정책이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부에서 발표한 로드맵이 2040년까지인데, 정권이 그동안 4번 정도 바뀌게 된다”라며 “장기적으로 나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은 “정부가 기술의 중립성을 지킨다면 장기적으로 갈 수 있다”라며 “과총이나 한림원처럼 전문적인 단체들을 플랫폼으로 내세우고, 기본 기조를 지키나가 되 옵션과 분산을 계속해서 늘려주면 안정적으로 정책이 장기적으로 흘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진우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지사장은 수소차 연구역량에 대해 “아직 분야별 편중이 심하고, 질적인 면에서 부족하다”라고 평가하며, “전 세계 수소경제 관련 논문은 지난 10년간 7만6000건인데 한국은 그 중 5% 남짓을 냈고, 그 중에서도 연료전지와 수소차 등 일부 분야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적인 성장은 있는데, 질적인 성장을 부족하다”며 “수소경제는 에너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복잡한 기술인만큼 굉장히 많은 연구 분야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틀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가지고 가야만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류석현 두산중공업 고문은 수소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선 기업의 경쟁력 향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료전지로 국한되어 말씀드리자면, 사실 많은 부분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효율향상, 원가경쟁력, 납기단축, 프로덕트 라인업 등 4가지에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정부와 산업계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영석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2040년까지 수소경제 시대를 위해 정부가 공급과 수요 정책의 표준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한국의 인터넷이 다이나믹 코리아를 만든 원동력이 된 만큼, 수소경제 시대를 위해 정부가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는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행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성안 GIST 석좌교수는 산자부가 발표한 로드맵에 대해 “전문가들이 볼 때 나름 구체성과 실현 가능한 전략이 많이 들어가 있는 로드맵”이라고 평가하며, “로드맵 달성을 위해 넘어야 할 기술적, 정책적 장벽이 많은데, 민간 기업 등 관련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소경제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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