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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가재난 대처법은 ‘과학기술’ 본문

과학기술 문화진흥/과학기술 동향

일본의 국가재난 대처법은 ‘과학기술’

과기한림원 2014. 4. 25. 05:02

 

 

 

세월호 침몰 사고로 국가적 재난에 과학기술과 정부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재난재해에 대처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의 중장기 과학기술 정책인 ‘제4기 과학기술 기본계획’의 핵심 집행기관인 일본과학기술진흥기구(JST)는 지난 2012년 문헌 하나를 발표했다. JST가 내놓은 '일본 사회의 안보와 과학기술' 제언은 지금까지 첨단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편중됐던 과학기술 정책을 비판하고, 재난재해안전 측면에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과학기술에 대한 배려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운용했던 재난재해 시스템을 통합 관리하고, 민간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재난재해 과학기술성과 활용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이 이 보고서의 핵심내용이다. 한국 정부가 이 보고서를 미리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생기는 부분이다.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에 일상적으로 노출돼 있는 일본은 과학기술의 역할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국가적 재난에 대한 과학기술계 역할이 강조되는 시점인 만큼 이 짧은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가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안보 과학기술’ 정부부처 아닌 국가 단위로 관리

 

#1. 과학기술인, 사회안보 과학기술사용자인 소방, 경찰, 군대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2. 부처 수준의 재난재해 대책 아닌 국가 차원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
#3. 위기시 도움되는 과학기술 성과의 민간 분사 구조를 만들어라.

 

JST는 제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국가가 위기상황에 봉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 의사결정에 있어 전문가와 정부, 전력회사간의 역할분담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는 등 통솔된 지휘체제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중구난방의 지휘체계와 자고 나면 뒤바뀌는 정부 발표가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응하는 현재의 우리 모습과 흡사하다.

 

 

 

 

이에 따라 JST는 내각총리대신을 의장으로 하는 종합과학기술회의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로 ▲사회 안전보장 관련 과학기술을 혁신정책 중심으로 할 것 ▲'사회안보 분과위원회(가칭)' 설립 ▲안보 관련 연구자정보 및 장비정보 데이터베이스 정비 ▲소방, 경찰, 군대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 협동 등을 제시했다.

 

문헌은 무엇보다 연구개발 전략이 중심이었던 기존의 과학기술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안전 보장에 관련되는 과학기술을 혁신정책의 중요한 기둥으로 만들어 국민을 보호하는 연구개발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담당부처에 의해 개발되고 관리돼왔던 안보관련 과학기술을 부처가 아닌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사회안보 분과위원회(가칭)'을 설립해 위험을 거시적으로 파악하는 등 전략적 자원투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안보 관련 연구자 및 장비의 정보도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본의 경우 부처 인맥에 의지해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관리됐으나 이는 지식의 결집이라는 의미에서 불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각 학회 등 전문가 싱크탱크 협력으로 안보관련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서비스해 재난재해가 일어나더라도 해당분야 전문가와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과학기술자들이 사회의 안보와 관련된 과학기술 사용자인 소방, 경찰, 군대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과학기술계, 재난재해에 대한 해답 내놔야"

 

 

JST는 이 문헌을 통해 과학기술혁신전략본부가 중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 총 10가지를 압축했다. 10가지 내용 중 가장 크게 다뤄진 부분은 '인재양성'이다.

 

문헌은 일본 행정담당자의 이동이 잦아 경험을 쌓거나 다음 세대에 지식을 전달하기 불충분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는 곧 재난재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해석이다.

 

JST는 전문직 대학원이나 연수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과학기술 정책의 중요한 과제라고 정의했다. 또 지역사회의 안전보장을 위해 지역에 뿌리를 둔 연구와 인력양성 등 거점을 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와 위기대응의 유동성 높은 연구기관 설립도 제안했다. 이 연구기관은 안보관련 연구를 하는 곳으로 논문수와 성과를 동일시하지 않는 경영철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사회의식 개혁도 중장기적 과제로 꼽혔다. JST는 전문가 집단이 위험 인식을 사회와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정확한 정보를 사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전문가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피력했다. 또 재난대응 과정에서 실패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학문과 문화로 승화시키는 유연한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기 시에 도움되는 과학기술을 민간에 전달하는 구조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JST에 따르면 사회 안전보장관련 기술은 채산(수입과 지출을 맞추어 계산하는 것)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이에 정부조달 및 해외거래가 가능한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재난재해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이 외에도 정치와 과학기술계가 역할분담을 명확히 해 전문가가 정치에 조언하는 구조가 구축돼야한다는 내용과 효율성을 중시한 나머지 중복을 무시하는 경향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야모토 주한일본대사관 과학관에 따르면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현재까지도 각 부처나 정부기관에서 과학기술이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검토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일본정부는 과학기술 이노베이션 종합전략을 내놓으며 원자력과 자연재해, 동일본전력의 부활 등을 과학기술로 대응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야모토 과학관은 또 "과학기술계가 첨단 과학기술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재난재해 대책에도 해답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연구개발 예산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의 재난재해관련 예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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