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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연구 및 자문/한림원탁토론회

제90회 한림원탁토론회

과기한림원 2015. 6. 26. 15:50


'남북통일을 위한 보건의료분야 준비방안은?'


남북통일을 위한 보건의료분야 준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 6월 25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남북 보건의료 협정과 통일 준비'를 주제로 제90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남북 보건의료협정의 필요성과 독일통일의 경험을 돌아보고 향후 보건의료분야의 남북통일 준비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박성현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현재 경색되어 있는 남북관계의 완화를 위해 비정치적이고 인도적인 차원에서의 남북교류가 필요하다"며 "특히 보건의료분야의 교류는 북한의 열악한 의료상황을 개선시킴으로써 남북 사회통합의 장애요인 사전차단은 물론, 향후 발생되는 막대한 통일비용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는 신희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소장과 윤석준 고려대학교 교수가 발제자로 나섰다.



먼저 신희영 소장의 '남북교류협력 과정에서 살펴 본 보건의료협정의 필요성'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신 소장은 "북한 어린이 지원사업으로 2000년대 초부터 2009년까지 북한을 오가며 보건의료 협정의 중요성을 체감했다"며 "2008년 네 번째로 추진한 남포소아병원이 5·24조치 이후 건축물자 반출이 제한되어 중단되면서 보건의료영역에서는 지속성과 연계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분단 70년으로 건강문제와 환경에 상당한 차이가 드러난 남북이 통일과 완전한 보건의료의 민생통합을 이뤄가기 위해서 풀어야할 과제로 △언어 및 용어의 통합, △의료인력의 동질화, △시설·장비·약품 등의 역량개발, △법률·제도 동질화, △재정·문화적 통합 등을 언급했다. 


신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 의안이 정의화 국회의장 대표발의로 상정되어 진행 중에 있다. 해당 안에는 남북보건의료 교류협력을 위한 사업 지원 외에 재난 발생 시 남북한 공동대응과 긴급지원 및 감염병에 관한 정보 교류 및 협력 증진, 각종 출입국 특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해당 안은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고무적인 노력인 동시에 향후 남북 간의 협정을 이뤄내기 위한 효시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보건의료협정을 통해 남북을 하나로 묶고 이를 통해 진정한 통일과 민생통합으로 가기 위한 효과적인 걸음을 걸어갈 수 있도록 가능한 노력과 방안들이 집중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왼쪽부터 윤석준 고려대학교 교수, 신희영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소장


이어 윤석준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독일통일의 경험과 보건의료협정'을 주제로 발표했다. 


윤 교수는 한반도 통일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서유럽 경제대국인 독일을 예로 들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독일은 1970년대 이후 비정치적 분야 중심의 다양한 상호 교류가 평화 통일의 기반이 되었다"며 "특히 보건의료영역에서 1974년 동서독 보건의료협정 체결을 통해 상호 간 인도적 교류가 가능한 기본적인 토대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반도에서도 경색되어 있는 남북한 관계를 완화시키기 위해 보건의료분야와 같이 비정치적, 인도적 분야를 중심으로 한 상호교류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협정 체결의 기본원칙으로 △체제에 위협이 되는 이념적 요소 삼가, △수용성 제고를 위한 상대측 관심 분야로의 접근, △실용적 논리를 바탕으로 한 의사소통,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신뢰 구축 등을 들었다.


주제발표 후에는 노연홍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 부총장이 토론좌장을 맡고 박용구 경북대학교 명예교수(한림원 남북과학기술협력위원회 위원장)와 박재갑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한림원 정회원), 이효원 서울대학교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한 가운데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박용구 명예교수는 "5·24조치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러한 의료협정 뿐 아니라 어떠한 남북한 교류협력도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비로서 북측 보건의료사업을 국제보건기구와 협력해서 지원해주는 등의 다른 방안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갑 석좌교수는 "보건은 우리나라 헌법 뿐 아니라 북한의 헌법에서도 국민의 가장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정치외교적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분야의 교류협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독일처럼 남북한 평화통일 기반조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이효원 교수는 "남북관계와 통일에 있어서 법제도는 정책을 실현하는 가장 긴요한 수단"이라며 "특히 남북한의 체제와 법적 이념이 상이한 현실에서는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현실적 규범으로 남북합의서가 매우 중요하므로 이번 남북한 보건의료협정에서도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도록 남북합의서의 내용과 형식, 절차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림원은 지난 1996년부터 산·학·연·정의 전문가를 초빙하여 심층적인 토론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의 장기적인 비전과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과학기술 현안문제의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 오는 7월 1일에는 '메르스 현황 및 종합대책'을 주제로 프레스센터에서 제91회 한림원탁토론회를 진행하며, 7월 3일에는 '정부 R&D 혁신방안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플라자호텔에서 제92회 한림원탁토론회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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