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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연구 및 자문/한림원탁토론회

의약바이오 블루오션 '장내 미생물 과학'의 현주소는?

과기한림원 2016. 7. 5. 14:22

제103회 한림원탁토론회 개최…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 한 자리

 

이번 103회 원탁토론회에는 관련 분야 산학연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바이오분야의 떠오르는 연구주제인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미생물군유전체)'의 글로벌 연구현황을 한 눈에 살펴보고 국내 연구개발 육성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가 과학기술부문의 대표적 석학들로 구성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명철)은 6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100세 건강과 장내 미생물 과학!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제 103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김건수 서강대학교 교수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현황 및 전망’, △배진우 경희대학교 교수의 ‘인체 마이크로바이옴과 프로바이오틱스’, △성문희 국민대학교 교수(한림원 정회원)의 ‘발효식품 미생물과 장내 미생물 과학’ 등 국내 정상급 석학들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주제발표자. 왼쪽부터 김건수 교수, 배진우 교수, 성문희 교수.

 

김건수 서강대 교수는 발표를 통해 "'미생물의 재발견'이라고 불리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생명과학을 펼치고 있다"며 "해당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과 유럽, 일본 등과 중국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건수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주요 행정부처가 참여하는 2007년 Human Microbiome Project(HMP), 2016년 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 등의 프로젝트가, 유럽에서는 Metagenomics of the human Intestinal Tract (Meta HIT) 등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는 개인연구자들 차원에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2014년과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다부처 사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시작점을 마련했다"며 "일부 선도적인 개인 연구자들은 국제 공동연구에도 참여하고 있고 세계적인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분야가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생각할 때 국내 연구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며 "특히 연구 분야 특성상 연구자들의 국제적인 연구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배진우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실제 임상 적용에 대한 최근의 성과들을 제시하고, 개인별 장내미생물 분포의 차이와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 장내미생물의 제제화의 방향 등에 대해 발표했다.

 

배진우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분포는 식습관과 생활방식에 의해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세계적인 연구 추세"라며 "또한 비만은 물론 각종 감염질환, 대사면역질환 등에 장내미생물의 분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배 교수는 "그러나 실제 장내 미생물을 군집으로 전달하는 방법에는 많은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다"며 "장내미생물을 제제화하기 위한 기술적 문제점은 물론 임상 적용을 위한 방법론과 의약학적 규제, GMO 미생물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등 다양한 시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장내 미생물 제제의 개발과 임상 적용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들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국가적으로 어떤 정책과 방향성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와 합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주제발표는 국민대학교 성문희 교수가 맡아, 100세 수명 시대에 건강한 노년을 위한 장내 미생물의 중요성과 프로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임상적용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성문희 교수는 "2013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81.9세, 현재 40대의 인구는 실제 평균 수명은 100세로 예측되고 있으나, 2013년의 건강수명은 66세로 평균 수명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평균 수명이 늘어날수록 건강 수명도 연장되어야 진정한 건강 장수 100세 시대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 교수는 "연령에 따른 장내미생물 분포의 변화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건강한 장내 미생물 분포를 오래 유지하여 건강한 신체를 노년까지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유산균은 유해균을 억제하고 유익한 균의 비율을 유지시켜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각종 대사 산물들을 통해 염증을 억제하는 등의 건강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건강한 장내미생물 군집을 유지하여 신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건강한 100세 장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과학적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정토론 참석자들. 왼쪽부터 고광표 교수, 김길원 기자, 김지현 교수, 안종석 박사(좌장),

부하령 박사, 윤상선 교수, 최상호 교수, 허광래 교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지정토론에서는 안종석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을 좌장으로 고광표 서울대학교 교수(식약처 노로바이러스예방연구사업단장), 김길원 연합뉴스 IT의료과학부 전문기자, 김지현 연세대학교 교수(농식품부 미생물유전체전략연구사업단장), 부하령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장), 윤상선 연세대학교 교수, 최상호 서울대학교 교수(식약처 식중독균유전체연구사업단장), 허광래 충남대학교 교수(한국연구재단 신약·차세대바이오 단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장내 미생물 과학의 현주소와 미래 연구 방향과 전략 등에 대해 토론했다.

 

고광표 서울대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는 기초분야와 의학임상 분야의 융합이 중요하며, 연구 결과를 산업화로 연계시키기 위한 산학 협력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연세대 교수 역시 다학제 융합을 강조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요구되고 있으므로 체계적인 '마이크로바이옴 하이웨이'를 구축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부하령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현단계에서는 공생 세균(Bacteria)연구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나 공생미생물은 세균뿐만 아니라 곰팡이와 바이러스등이 포함되어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는 세계적으로도 초기 단계이며 연구 방법을 개발하면서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국가 차원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상선 연세대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의 추세는 공생미생물에 대한 분석과 조절로 나눌 수 있으며 연구대상이 점차 세밀해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상호 서울대 교수는 "식품이 공생미생물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고 음식물 섭취를 통해 공생미생물 군집의 조성을 조절 할 수 있다며 "식단의 변화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의 군집을 조절할 수 있고, 이를 감염질환 제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허광래 충남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 예산에 비해 우리나라의 예산은 미흡할 수밖에 없으므로 국가 먹거리를 주도할 수 있는 분야로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도 특히 의약바이오(pharmabiotics) 분야가 이에 해당되므로 산-학-연-병 융합 연구가 필수적"이라고 제언했다.

 

김길원 연합뉴스 IT 의료과학부 전문기자는 "생명과학 기초분야 연구 결과가 임상 시험 결과로 이어지는 데는 오랜기간에 걸친 검증과 과학적 근거가 요구되므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분야에서도 기초 연구 결과를 임상 연구로 연계할 수 있는 중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명철 원장(좌)과 이철훈 회장(우)이 각각 인사말과 축사를 하고 있다


한편 이명철 한림원 원장은 인사말에서 "차세대 먹거리 확보의 필요성과 바이오산업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대에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많은 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바이오분야의 블루오션 중 하나인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국내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철훈 한국미생물공학회장 역시 축사에서 "장내미생물은 신체적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21세기에 들어 바이오분야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라며 "우리나라는 미생물을 이용한 전통먹거리가 발달돼 있고 유관 바이오기업들과의 연구인프라도 잘 구성되어 있으므로 학회에서도 미생물 분야에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산학협력의 사례가 도출딜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몸속에 함께 공존하고 있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일컫는 말로 ‘세컨드 게놈(second genome)’이라고도 불린다.

 

최근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체 내의 각종 미생물은 생체대사 조절 및 소화능력에 영향을 끼친다는 기존의 통념을 넘어 특정 증상의 원인이 되거나 질병치료에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알레르기나 비염, 아토피, 비만과 관련된 각종 대사ㆍ면역질환, 장염, 심장병뿐만 아니라 우울증, 자폐증, 치매 등 뇌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연구를 통해 규명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크로바이옴 정보는 의약, 환경, 농수산 등을 망라한 광범위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미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인류 최대 난제라고 할 수 있는 항생제 내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크다.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의 중요성 및 관련 분야의 발전가능성을 일찍이 인식한 미국, 유럽, 일본 등의 G7 국가들과 중국은 적극적으로 여러 컨소시엄(consortium) 구성을 통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2기 정부의 마지막 과학 연구 프로젝트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계획(The National Microbiome Initiative)’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2년간 1억 2100만 달러(약 1400억원)를 투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최근 선진국의 연구동향을 볼 때 이번 토론회는 시기적절하게 마련됐다"며 "이번 논의를 토대로 향후 국내에서 관련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바란다"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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