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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연구’를 위한 정책과 제도② 젊은 과학자의 제안 본문
국가 연구·개발(R&D) 체질 개선을 위한 각계의 움직임이 본 궤도에 올렸다. R&D 관리 규정을 체계화해 연구자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의 국가 R&D 혁신법의 제정안이 통과된 데 이어, 국가 R&D 예비타당성제도의 손질이 본격화되면서 정부의 제도 개선 의지가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다. 연구자의 자율과 책임은 강화되고 연구결과에 대해 성공/실패가 아닌 성실/불성실 개념이 도입된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더욱 중요해지는 단계는 연구를 수행할 최적의 연구자, 혹은 연구팀을 골라내는 ‘선정평가’다. 연구비 수혜대상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상당수가 경쟁형 R&D로 추진되는 만큼 선정평가제도를 발전시키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이에 국내 유일의 영아카데미인 한국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이하 Y-KAST)이 먼저 이슈를 제기하고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Y-KAST는 지난 5월 21일 ‘젊은 과학자가 바라보는 R&D 과제의 선정 및 평가제도 개선 방향’을 주제로 ‘제154회 한림원탁토론회’을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들을 정리해 소개한다.
상피제도 폐지, 빅데이터 활용,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 도입 등 제시
젊은 과학자들은 현재의 R&D 과제 선정 및 평가 과정 중 ‘전문성 확보’ 부분에 개선의 여지가 가장 많은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은 ‘상피제도’다. Y-KAST 회원 7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R&D 과제 선정과 평가 과정에 대해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불만족'을 택한 응답자(28%)들의 과반수 이상이 ‘R&D 상피제도로 인한 평가위원 구성의 전문성 저하’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상피제도란 평가 과정에서 학연, 지연 혹은 동일기관 근무자를 평가자로서 배제해 소위 '연줄'에 의한 평가 왜곡을 방지하려는 제도다. 평가 세부내용을 잘 아는 전공자가 제외됨으로써 오히려 평가자의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그간 계속 제기돼 왔으나 학계 전문가 풀(pool)이 좁은 국내에서는 인적 네트워크로 인한 불공정성을 막는 일차적 장치로서 적용해왔다. 젊은 과학자들은 올바른 선정평가를 위한 시작이 전문가들로 평가자를 구성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만큼 상피제도를 대신할 대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박문정 POSTECH 화학과 교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연구과제에서는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지만 상피제도와 공정한 평가 사이의 관련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평가위원의 전문성이 궁극적으로 평가의 공정성에 가장 중요한 근거인데 불공정 평가를 없애기 위해 만든 상피제도가 전문가 풀을 점점 더 좁게 만들면서 악영향을 미쳤다”며 “과제에 탈락하더라도 그 이유가 합당하다면 평가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하는 연구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전문성을 위주로 평가위원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대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역시 상피제도로 평가의 전문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봤다. 이 책임연구원은 “평가결과는 피평가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내용으로 제시되어야 하는데, 피드백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며 “공정한 평가를 위해선 평가 시스템과 전문가 구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영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대안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심사위원 풀(pool) 구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전문가 풀을 넓히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RB, CRB, PM 등 기존의 학술분야 기반의 선정절차에서 벗어나 제안서의 여러 키워드를 빅데이터로 분석해서 심사위원 풀을 확대·구성하는 것도 도입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정우성 POSTECH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최근 같은 기관의 동일 학과/부서만 배제하는 것으로 상피제도가 개선되고 있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 과학기술계 내부에 서로 간 신뢰를 강화해야 제도 개선이 실질적 효과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규제 방식은 허용되는 것을 나열하고 나머지는 하면 안 되는 것으로 규정하는 포지티브(Positive)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감시와 평가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신뢰를 기반으로 과학기술계에 과감하게 위임을 하고 네거티브(Negative) 방식을 도입하되, 연구윤리적인 부분을 보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비대면 진행, 평가자 비공개 등 제안
전문성을 바탕으로 선정된 평가위원들이 보다 공정한 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제도도 논의됐다. 특히 전문가 풀이 좁은 한국 과학기술계에서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위치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이 인적 네트워크로 인한 불공정성을 고착시키는 문제로 지적된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대안이 논의됐다.
박문정 교수는 평가자 비공개 원칙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미국 저널의 경우 저자들이 직접 평가를 받고 싶은 전문가를 지목하지만, 그들의 바람대로 전문가들이 좋은 평가를 주진 않는다”며 “평가결과의 작성자는 비공개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평가 중 주고받은 커뮤니케이션들을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라며 “그렇게 될 경우 평가자와 피평가자간 위치가 바뀌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수영 교수는 비대면 평가방식을 추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마스크가 일상이 된 지금, 평가를 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심사를 하면 부담감이 훨씬 덜어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온라인 툴을 활용해 평가자와 피평가자의 공간과 자리를 분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김진성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도 비대면 평가방식에 동의했다. 김 교수는 “이전에는 제안의 내용보다 심사위원 구성에 대해 고민하고 발표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발표 평가를 비대면으로 진행해보니 그런 부분들이 해소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또한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하면 이동시간 등이 부담돼서 평가에 참여 못하는 전문가들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지향적 아이디어와 연구자 역량 평가…과제 유형별로 차별화 필요
젊은 과학자들은 평가의 전문성이 강화된다면 연구자 역량을 중심으로 진행해 온 기존 평가 기준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 아이디어 평가를 강화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대희 책임연구원은 “융합이 중요해지는 현재 흐름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미래에 파급효과가 큰 연구에도 도전해야 하고, 또한 연구성과가 부족한 연구자에게도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구자의 제안서 내용을 창의, 도전적 측면에서 심층 평가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과 전문가 구성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 책임연구원은 “창의도전형 연구와 성과창출형 연구를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창의도전형의 경우 미래지향적인 연구제안서를 중심으로 평가하기 위해 기획참여자의 평가 참여, 평가위원 제척기준 완화, 퇴직과학기술인의 평가 참여, 평가위원에 대한 평가, 과제 신청자가 국내외 전문 평가위원 추천(제척기준 고려), 평가위원의 사전교육 및 충분한 사전검토시간 제공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문정 교수는 “현재 평가방식에서는 미래지향적 연구제안서 심사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부 과제에서 시도해보는 것은 필요하다”며 “전문성이 높은 평가자를 구성한다면 연구의 수월성, 독창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유근 전남대학교 해양학과 교수 역시 “연구자의 연구 역량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계획한 대로 연구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그간의 연구성과를 중요하게 평가해야 하지만 모든 연구 계획서가 성공 가능성을 잣대로 평가받을 필요는 없다”며 “지원과제별로 평가 기준에 상대적 중요도를 다르게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제4차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온라인 공청회를 개최했다.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국가 R&D 참여 연구자가 의무적으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평가위원이 평가제도와 질적 평가 방법 등에 관해 온라인 학습프로그램을 받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과기정통부는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제4차 기본계획에 반영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확정해 내년 국가연구개발 성과평가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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