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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긴급 ‘코로나19’ 팩트 체크…사상 첫 ‘유튜브 포럼’ 진행 본문
한림원-한국과총-연구회 온라인 공동포럼 개최…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내용 전달
WHO(세계보건기구)가 지난 12일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감염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부정확한 정보와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들의 혼란도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과학기술계 관련 전문가들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나섰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한민구)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우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원장 임태환),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원광연)는 12일 오후 2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중간점검-과학기술적 관점에서’를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과학기술적 관점에서 바라본 코로나19의 특성과 통계, 의학적 후유증 예측과 최소화 방안, 추후 대처방안 등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맞춰 현장 참가자를 제외한 발제와 토의, 질의응답 등 모두 유튜브를 통해 방송되는 ‘온라인 포럼’ 형식으로 진행됐다. (방송 바로보기 https://youtu.be/rJw1d124RlI)
토론회 발제는 정용석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바이러스학)와 도경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영상의학), 우준희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감염내과학)가 맡아 진행했으며 안전을 위해 녹화 영상으로 대체됐다. 패널토론에서는 김호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출판기획부원장(연세대 의대 명예교수, 병리학)을 좌장으로 김형래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 바이러스치료제팀장(바이러스학),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감염병학),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감염내과학),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정책학), 이혁민 연세대 의대 교수(진단검사의학), 임요한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통계학) 등이 참여해 의견을 피력했다.
◆ “코로나19, 풍토병 정착 가능성 높다”
‘코로나19 바로 알기-팩트 체크’를 주제로 발표한 정용석 경희대 생물학과 교수는 코로나19의 풍토성 전환 확률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는 전파력이 빠르고, 무증상으로 전파되는 경우도 많은 특성이 있다”며 풍토병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 풍토병 전환 이후의 계절성과 전파율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고 추후 결과를 보면서 파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풍토병'은 감기나 메르스처럼 특정 지역 또는 연구집단에서 자연 발생 감염이 산발적으로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특정 바이러스의 풍토화 여부는 바이러스 근절과 차폐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효과적인 백신이 상용화되고 자연·매개 숙주가 완전히 제거될 경우 근절이 가능하다. 대표 사례로 천연두가 꼽힌다. 중증급성호흡증후군(SARS)처럼 근절은 못하지만 예방백신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면서 수년간 과도기가 지속되면 차폐한 것으로 간주한다.
정 교수는 “아웃브레이크(집단발병)의 풍토병 전환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은 연쇄 전파의 차단”이라면서 “효과적 예방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고 동물숙주를 제거하지 못하면 풍토병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감염자 규모가 커지면 새로운 유형 출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일반 RNA가 고유한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서열이 정확히 정해져 있는 것과 달리 코로나19의 RNA는 집단구조 자체가 비대칭으로 존재해 복제 시 돌연변이 확률이 높고 다른 개체나 숙주에 전파도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의 도경현 교수와 우준희 교수는 ‘코로나19 감염증 피해 줄이기’를 주제로 각각 ‘코로나19 폐렴의 임상 경과-영상 소견을 중심으로’와 ‘코로나19 폐렴 합병증과 대책’에 대해 발제했다.
먼저 도경현 교수는 “적절한 CT 촬영으로 환자의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 교수는 “초기에 증상이 가벼워도 CT에서는 이상이 있다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흉부 엑스레이에서도 일부 이상이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환자는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준희 교수는 백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무증상 감염 가능성, 2%대의 사망률, 수직감염과 재발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감기와 같이 매년 감염이 계속 발생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있다"며 "전염병이 강한 특성을 가진 코로나19는 결국 백신 개발로 방화벽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우 교수는 “자가 호흡이 가능할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중증폐렴으로 이어질 경우 자가 호흡이 불가능하게 되면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게 되는데, 인공호흡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호흡 근육이 약해지고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며 “경증감염이라도 CT 촬영 시 폐렴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의심 증상을 그냥 넘기지 말고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신약 개발보다 코로나19에 효과적인 약물을 찾는 것이 급선무”
패널토론에서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문제해결, 대처방안 등이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먼저 이종구 서울대 의대 교수는 중국 사례에서 나타난 코로나19의 예후와 특징을 바탕으로 “중국정부의 이동 제한 조치와 각 지역별 대응 대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에서의 감염은 대부분 증상자와의 밀접 접촉에서 발생했으며 집단 발병의 86%가 가족 구성원 간 감염이었다. 그는 “증세 발현 최대 48시간 전부터 바이러스가 검출, 질병 초기 바이러스 분비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바이러스는 경미, 중간 단계 환자에서 최대 12일, 중증 환자는 2주 이상 지속 배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부언했다.
류충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막대한 자금과 인력이 투자되어야 하는 신약개발보다는 독성시험을 마친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이 과학적 해결책으로 제안되고 있다”며 “특히 이미 미국 FDA에서 허가한 약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류 센터장은 “이번 사태를 겪으며 국내 백신 개발 플랫폼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바이러스 분리에서 동물 실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현장의 시설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한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래 한국화학연구원 팀장 역시 현 상황에서는 약물재창출 연구를 효과적인 대응 방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화학연과 파스퇴르연구소가 중심이 되어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을 대상으로 새로운 약리 효능을 알아보는 약물재창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스크리닝을 마치면 4~5월 정도에 테스트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연구센터장은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HIV 치료제의 목적은 폐 합병증을 줄이고, 의료진의 감염을 막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에 퍼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HIV 치료제와 코로나19의 목적이 같고, 현재 나와 있는 치료제의 부작용이 작다는 점에서 대안으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 센터장은 “HIV 치료제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치료제를 써본 전문가 입장에서는 안전하다고 본다”며 “약제를 잘 선택해 사용한다면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요한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는 현재의 전파력 추세와 치사율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현재 대구와 경북의 확진자 비율은 감소 추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외 지역은 감소 추세로 전환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교수는 치사율과 관련 “언론에서 코로나19와 관련 한국이 3월 6일자 기준으로 치사율 0.67%를 기록했다고 했는데, 격리되어 있는 환자가 아직 많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예상된다”며 “향후 과학적이면서도 정확한 연구를 위해서는 국내 확진자와 관련한 정보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혁민 연세대 의대 교수는 검사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에 대해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질병은 잠복기, 증상 발현기, 완치의 과정을 거치는데, 잠복기를 음성으로 증상이 발현되는 시기를 양성으로 보기 때문에 초기에 음성이 나왔다가 이후 양성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다만 검체 채취 오류에 따라 미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재검을 요청할 경우 꼭 다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질의응답은 사전에 국민들을 대상으로 접수한 질문사항에 대해 전문가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코로나19의 초기 증상은 무엇인가. 중국 코로나19 환자 분석 결과에서는 주로 열과 기침이 나타났다. 그러나 피로감이나 근육통(14~44%), 설사(10%)가 생기는 경우도 상당했다. 호흡곤란이나 무증상 감염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상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코로나19가 새로운 감염병이라 아직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연구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기존 약에서 새로운 약효를 발견하는 방식(약물 재창출)으로 치료제·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에서 관련 연구를 시작했다. 아울러 약물을 시험할 수 있는 동물 모델도 개발 중이다.
코로나19는 모두 폐렴으로 이어지나. 국내 환자 초기증상 시 X-레이 촬영에서는 큰 이상이 없지만 CT 촬영에서 95%가 폐렴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 병이 처음엔 콧물, 감기에서 폐렴, 중증 폐렴 식의 변화를 보이므로 상당수 폐렴으로 이어진다고 이해된다.
산모의 감염이 태아감염과 어떤 관계가 있나. 중국에서 발표된 논문에서 5명의 산모 중 3명의 신생아에게 감염사례가 나타났다. 하지만 출산 과정 중 산도에서 감염된 것인지, 자궁 속에 있을 때 감염된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단지 신생아에서 감염이 보고되니 수직감염상태라고 볼뿐 자궁 내 감염에 확실한 증거는 없는 상태다.
개학 후 교사는 감기 증상이 있는 아이들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나 증상이 계속된다면 자가 격리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고 나머지 가족과 학생들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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