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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3회 한림원탁토론회 ‘한국산업의 위기와 혁신체제의 전환’ 본문

정책연구 및 자문/한림원탁토론회

제 83회 한림원탁토론회 ‘한국산업의 위기와 혁신체제의 전환’

과기한림원 2014. 10. 29. 17:05

 

 

위기 상황에 직면한 우리 산업의 혁신체제 전환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지난 9월 30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산업의 위기와 혁신체제의 전환’을 주제로 제 83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이근 정책학부 정회원 (서울대학교 교수)이 주제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박영일 이화여자대학교 부총장과 박희재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기획단장, 이공래 DGIST 교수 (정책학부 정회원), 이정환 LG전자 부사장,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한 기술추격 전략으로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막강한 하드웨어 제조능력에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까지 결합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은 더욱 앞서가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중국은 제조업의 혁신역량을 갖추고 우리 제조업을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위기에 직면한 우리 산업의 혁신체제 전환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한국 제조업의 위기가 공공연한 이슈로 거론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듯 약 50여 명의 교수, 과학기술정책 전문가, 한림원 회원, 학생들이 참석해 토론에 귀를 기울였다.

 

이근 교수는 ‘한국 산업의 위기’ 현황을 논의하고 선진국형 혁신체제로서 신산업 정책 사례를 제시하며 한국 혁신체제의 세부 전환방안에 관한 발제를 하였다.

 

먼저 이 근 교수는 ‘한국경제와 산업의 위기’ 관점에서 한국경제의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고 진단하였다. 대표적으로 일본과 비교했을 때 소득 수준은 더욱 낮으나 제조업 월평균 임금은 동등한 수준이라는 취약점을 제기하였으며, 동시에 한국 경제성장 원천이 투자 주도에서 혁신 주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가능성 또한 제시하였다. 이 교수는 “추격의 완성을 위해 혁신체제를 과거 추격형에서 선진국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 교수는 한국이 1980년대 중반 이후 기술수명이 짧은 분야로 특화한 1차 추격형 전환점을 거쳐, 2000년대 이후 기술수명이 긴 분야로의 선진국형 전환점으로 진입하였음을 강조하였다. 또한 지식생산의 토착화 및 기술다각화도 진행되었으나 국제적인 수준을 보다 높여야 하며, 소수 대기업으로 집중된 과도한 혁신 주체 집중도 역시 개선해 다양한 경제 주체가 참여하는 혁신체제의 모습을 지향할 것을 주장하였다.

 

또한 이 교수는 ‘한국 혁신체제의 전환 방향’ 관점에서 기존의 단명기술, 단품, 형식지 위주의 추격에서 장수기술, 융복합, 암묵지 위주의 혁신으로 변화해야 할 것을 주장하였다. 한국 부품소재 산업과 바이오의약 산업간 비교 결과, 장수기술로의 전환 과정에서 중간 수명 기술 및 장수기술의 범위에 해당되는 한국 부품소재 산업 성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독일 및 세계 평균 대비 한국 특허의 추세 분석 결과, 현재까지 세계 평균 이하지만 2000년대 이후 특허 기술수명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근 서울대학교 교수

아울러 이근 교수는 ‘한국의 기술융합’이 IT 산업이나 의약 산업 주도가 아닌 기계, 전기 및 전자, 화학의 부품소재를 매개로 하여 진행되어 왔다고 분석했다. 즉 한국 경제가 장수기술, 융복합화, 암묵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암묵지가 높고 다 분야의 융합매개산업이며 기술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부품소재 산업의 가능성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근 교수는 향후 선진국형 혁신체제에 적합한 산업정책 방식으로 ‘신산업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EU의 혁신공공조달정책 및 미국 DARPA 사례를 제시하였다. 한국이 과거 공급형에서 수요지향형 정책으로의 전환과정에서 분야별 규제환경을 보완하고, 미국 PM 제도와 같이 연구과정에 전권을 부여할 때 고위험, 고성과, 선진국 모방형, 위험 회피형 기술로의 도약이 가능함을 주장하였다.


이근 교수는 또한 리스크와 장기성, 수요의 불확실성 측면에서 정부 주도 정책의
 필요성 및 대기업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캐논의 ‘슈퍼사이클’ 사례를 통해 기업이 항시적으로 선발자 함정을 주의할 것을 당부하였다. 나아가 한국경제의 성장-혁신-고용의 추가 잠재력은 대중소기업의 ‘동반 혁신’ 및 ‘동반국제화’에 있음을 강조하였다. 한편 대표적인 신성장산업의 사례로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제시하며 한국은 선발자 함정을 극복하고 정부 정책의 지원 하에 ‘화이트 바이오’와 같은 분야를 선도해 나갈 것을 강조하였다.

이어진 지정토론과 자유토론에서는 이 교수의 주제발표 발표내용을 중심으로 한국 산업의 위기와 혁신체제 전환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한편, 한림원은 이날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 직면한 우리 산업에서 새로운 혁신체제 구축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한림원의 목소리 제 48호’를 발표하고 우리나라 산업혁신체제의 전환방향을 제안했다. ‘한림원의 목소리’는 우리 한림원이 과학기술분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석학들의 전문적 의견을 제시하고자 시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과학기술 현안에 대한 정책대응과 함께 관련 제도의 개선방안을 건의하기 위한 것이다.

 

한림원은 “후발주자에게 쉽게 추격당할 수 있는 단명기술 (Short Cycle Time Technology)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한 번 주도권을 쥐면 추격자가 따라잡기 어려운 장수기술 (Long Cycle Time Technology)의 개발에 더욱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후발국의 추격을 방어하기 위해 혁신적 발상으로 무장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중국의 신생 기업을 인수하여 잠재적 위협요소를 제거하는 한편, 신기술을 확보하여 우리의 성장동력으로 삼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플라스틱이 모든 산업분야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시장성이 큰 생분해성·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림원은 “우리 정부는 과거 기술공급 지향형 산업정책에서 벗어나 혁신의 출현과 시장 성장을 유도하는 수요 지향형 산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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