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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SSA, 아시아 여성과학기술인을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본문
나도선 출판홍보담당 부원장, 인도서 ‘여성과학자의 연구와 교육’ 워크숍 참석
지난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한림원(INSA, Indian National Science Academy)이 주최하는 ‘제2회 남아시아과학한림원 정상회의(The Second Summit of the South Asian Science Academies)’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AASSA와 인도한림원이 공동 주최하는 ‘과학교육과 연구 분야의 여성과학자(Women in Science Eduacation and Research)’ 워크숍(이하 여성과학자 워크숍)이 별도 세션으로 진행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는 나도선 출판홍보담당 부원장과 조은희 조선대학교 교수가 한림원을 대표해 참석했다. 나 부원장은 여성과학자 워크숍의 공동 조직위원장으로서 주제발표와 전체 진행을 총괄함과 동시에 인도한림원 측으로부터 남아시아과학한림원 정상회의의 참관인(observer)으로 초청받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대표로 참석하고 정상회의 선언문에 서명도 했다. 조 교수는 여성과학자 워크숍에서 한국의 여성과학자 현황을 발표하고 패널토론에 참가했다.
나 부원장과 조 교수로부터 여성과학자 워크숍 및 남아시아과학한림원 정상회의의 내용과 의의, 향후 진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먼저 여성과학자 워크숍에 대해 소개해 달라.
지난 2012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여성과학기술인(Women in Science and Engineering)’ 워크숍의 후속행사로 개최되었다.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권고안을 제안하기 위해 개최된 것이다. 지난해 워크숍을 마치면서 참석자들은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하나는 AASSA와 같은 기구가 여성과학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여성문제를 다룰 특별위원회(Special Committe on Women in Science and Engineering)를 설립하라는 것이었다. AASSA 이사회는 위원회 설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여성특별위원회의 위원장 및 위원을 확정했다.
- 워크숍에서는 어떤 내용이 발표되었는가.
행사는 24일에 개최되었다.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 아프가니스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네팔, 터키, 대만 등 아시아 지역 한림원의 각 나라의 연사들이 차례로 발표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각국의 여성과학기술인들의 현황을 살펴보고, 여성과학기술인의 역할과 책임, 리더십 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우리나라와 호주, 대만, 터키 등 총 9개국의 현황과 수치, 정책 결과에 대해 보다 자세히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패널토론에서는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처한 현황은 무엇이고, 어느 지점을 목표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이에 대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도출하기 위한 의견들을 나누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날인 25일 오전, 전날 진행된 워크숍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던 문제들에 대한 분임토의를 진행했다. 여성과학자 실태, 직장과 가정의 균형, 경력단절(Leaky pipelines),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양성평등 등 4분야로 나뉘어 진행됐고, 이에 대한 결과보고서는 나와 Rohini Godbole 워크숍조직위원장, 조은희 교수 등 세 사람이 작성했다.
- 워크숍 보고서에는 어떠한 내용들이 담겼나.
보고서에는 과학 연구와 교육에서의 양성 평등을 위한 기본 원칙, 실천 방안, 그리고 한림원 및 AASSA를 위한 권고안 등이 포함됐는데 참석자들이 모두 기꺼이 동의했으며, 주어진 권고안을 실행하겠다는 일부 구체적인 답도 얻을 수 있었다. 나는 위원장 자격으로 전날 회의 결과를 요약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각국의 대표들로 구성된 11명의 AASSA 여성특별위원회 창립 위원을 구성해 명단을 발표했다.
- 여성특별위원회의 향후 구체적인 운영이나 진행 계획은 무엇인가.
워크숍 결과 보고서에 담긴 권고안의 내용을 따라 일을 추진할 것이다. 우선 AASSA 회원국에서 여성과학자의 실태를 조사해 자료를 공유하는 것을 추진할 것이다. 각국에서 어떤 정책과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가를 파악해 고유하게 될 것이다.
한 국가에서 시행한 훌륭한 정책이나 사업은 다른 나라에서 채택하는 것도 AASSA 회원국 여성들이 함께 일하는 장점이 될 것이다. 내년에는 터키에서 AASSA 여성특별위원회 워크숍을 개최할 예정이다.
- 남아시아과학한림원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남아시아과학한림원의 대표들이 모여 과학기술정책, 생명공학, 기후변화, 농업과 식량,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주제에 대한 지역현황을 논의하기 위해 개최하는 것으로 이번이 두 번째 정상회의다.
우리는 ‘과학기술의 측면에서 본 한국의 도전과 성취(Achievement and Challenges of Korea: Science and Engineering Perspective)’를 주제로 한국의 발전상과 과학기술의 역할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발표를 진행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난한 나라였지만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원자력 인력 양성과 박정희 대통령의 KIST 설립 등 과학기술인 지원 정책이 발전의 기반이 되었고 과학기술인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발전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최근 남아시아 국가에서 우리나라를 경제성장의 모델로 삼고 있기에 참가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 정상회의의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생명공학 세션에서는 인도의 사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도는 한국, 중국과 더불어 백신이나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적극 유치하려는 나라다. 그러나 이와 같은 대형 임상실험을 자국의 R&D 발전과 연계시키는 동시에 잠재적 위험인자에 대해 대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발제 내용이었는데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의 고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발표였다.
또 농업 및 식량 문제 세션에서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그리고 미얀마의 상황과 접근 방식을 비교할 수 있었다. 그들은 네루와 인디라 간디와 같은 지도자의 과학 육성 정책에 기반하여 녹색혁명을 이룰 수 있었으나 최근 다시 기후변화, 시장의 불안정성, 농업기피현상, 경작지 감소 등의 위험요인이 농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방글라데시는 전통적인 농업국가로 2000년까지는 거의 식량자급을 해왔지만 그 이후 인구는 증가하나 경작지는 오히려 감소하는 등의 이유로 인해 식량을 수입해야 하는 형편이 되었고,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형질전환 작물의 개발과 재배를 시도하고 있으나 GM작물에 대한 우려 또는 사회적인 거부감을 극복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또 미얀마는 농업생산력 향상을 위한 접근법이 인도와 방글라데시와 달라 인상적이었다.
미얀마의 경우 장기적인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화학약품의 사용을 억제하고 전통적인 농경 방식을 충분히 개선하는 방식을 (여러 작물을 동시에 경작하거나 다모작 등의 방법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하며, 이와 함께 자영 농업인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농업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 마지막으로 워크숍 참석 소감을 말해 달라.
인도는 과학기술한림원이 1936년에 설립되었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1994년에 설립된 것에 비하면 60년이나 앞선 것이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만큼 원로 여성과학기술인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여성과학자 워크숍에서 동남아시아지역의 여성과학자들이 모두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모두가 우리나라의 경이적 발전을 부러워했다.
한류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통하는 것 같았다. AASSA 여성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앞으로 이 지역 여성과학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여성과학자의 역량을 개발하는 데 공동의 노력을 경주해 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여성과학기술인의 발전을 통해 각국의 발전, 나아가서 인류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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