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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미국한림원 KFoS 공동심포지엄 본문
80명 과학자 모두 주인공, 발표 및 토론 성황
"타 분야 전문가 대화 통해 연구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가질 수 있을 것"
(천문학자) "사람이 이제 곧 화성여행을 하게 될 텐데 방사선이나 음식물에 의해서 몸 속 미생물이 많이 줄어들게 된다더라. 미생물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
(생물학자) "우리가 탯줄을 보관하듯 분변의 미생물을 샘플링 해 자가 이식할 수 있다. 실제 관련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고, NASA도 관련연구를 서포팅하고 있다."
지난 6월 16일 제주의 한 행사장.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등 8개 분야에서 촉망받는 젊은 한·미 과학자 80여명이 같은 주제를 가지고 논의하는 진귀한 현상이 벌어졌다.
타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토론주제가 금세 바닥날 것이라는 예상을 뒤로하고 각 분야별 열띤 논의가 30분 이상씩 이어졌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타 분야의 융합가능성을 가늠하는 질문을 다양하게 던졌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미국과학한림원과 공동으로 16일 제주신라에서 '제2회 한·미국한림원 KFoS 공동심포지엄' 첫 막을 열었다. 과학기술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은 45세 미만의 젊은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18일까지 진행되었다.
박성현 원장은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벽을 허물 수는 없겠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 얼굴을 익히고 대화함으로써 향후 융합연구의 초석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2한·미국한림원 KFoS 공동심포지엄' 이 16일부터 18일까지 제주신라에서 개최됐다.
생물학+컴퓨터 과학+환경과학 등 타분야 융합가능성 제기
대회 첫 날 막을 연 연구주제는 '생물학'. 캐서린 콜로라도 덴버대학 교수와 배진우 경희대 교수, 이윤경 순천향대 교수가 미생물의 최신 연구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강단에 섰다.
캐서린 교수는 "비만, 천식, 우울증, 심혈관 질환 및 자가 면역 질환을 포함한 질병에서 장내 미생물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건강한 장내 미생물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진우 교수는 "건강할 때 나타나는 미생물도 있는 반면 아플 때 생기는 미생물도 있다. 이 미생물은 사람 몸에 해롭기도하지만 때론 질병을 막기 위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연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윤경 교수는 미생물이 면역학적 질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대장염과 대장암에서 미생물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연이 끝난 후 약 30여 분간 타분야 전문가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컴퓨터 사이언스 연구자는 "미래 변기는 소변과 대변의 성분을 분석해 어떤 미생물이 부족한지, 내 몸 상태는 어떠한지를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복잡한 분석결과를 일반인이 보기 쉽게 해 주기 위해서는 컴퓨터 사이언스와의 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두 분야의 융합 가능성을 제기했다.
환경과학자는 환경이 미생물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와 관련해 "원주민은 미생물이 1500여개, 도시환경에 익숙한 사람은 500여개라는데 미생물이 많아서 질환이 생기는 경우는 없는지" 등을 질문했다.
지구과학과 환경 세션에서는 우리 인류와 밀접한 기후변화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뤘다. 기후변화에 대한 오차와 갑작스러운 기온 하강, 과거의 기후변화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 외에도 3일간 ▲신경과학 ▲지구과학 ▲화학 ▲바이오 등 전문가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 심포지엄은 8개 분야의 촉망받는 젊은 과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서로 타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면서 새로운 연구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80명 과학자가 모두 주인공 '플래시 토크'
한국과 미국 한림원측은 일부 과학자가 주목받는 것에서 벗어나 80여명의 과학자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플래시 포스터 토크'다.
플래시 포스터 토크는 연구자 모두가 강단에서 1분씩 자기 분야를 설명하는 시간을 갖고 포스터 부스로 이동한다. 관심 있게 들었던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해당분야를 논의하면 된다.
첫날에는 약 20여명의 과학자에게 1분 발표시간이 주어졌다. 1분 안에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설명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1분 타임워치가 울리자 가차 없이 발표를 끊어야하는 상황에 당황스러워 했지만 발표자들은 물론 방청객들도 무엇보다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1분 발표가 끝난 후 포스터 앞은 사람들로 가득 찼다. 기후변화 포스터 앞에서 자신의 연구 분야를 설명하던 한 연구자는 "바다 속 퇴적물을 시추해 분석함으로써 수십 수백 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모습을 그래프로 나타내서인지 통계학과 교수나 천문학과 교수들이 관심을 갖더라. 지금 당장 융합연구가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며칠 더 참가하면서 관심 있게 보고자한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타분야 전문가들의 소통의 장이라는 점이 신선하면서도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IBS의 한 연구자는 "이렇게 독특한 심포지엄에 처음 참여한다. 동일분야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하는 컨퍼런스는 많은데 완전 다른 분야 사람들 모이는 것은 드물다"며 "다른 측면에서 내 연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교수도 "같은 뇌과학분야도 자세히 들어가면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어렵다"면서도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기연구를 하다보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고 연구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참석한 80명의 과학자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있도록 준비한 플래시 포스터 토크. 모든 과학자가 자신의 분야에 대해 1분간 강단에서 발표하고 포스터에서 관심 있는 과학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심포지엄 통해 20% 공동연구 "작지만 긍정적인 결과"
"심포지엄을 통해 서로 다른 분야의 과학자들이 새로운 분야에 접근해 연구할 수 있는 방법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 앞으로도 과학자들을 밀어주고 당겨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
KFoS 심포지엄은 1989년 미국 내 과학자를 중심으로 시작된 'FoS 융합심포지엄'이 시초다. 2005년부터 노르웨이 출신 사업가 프레드 카블리 (Fred Kavli)가 설립한 카블리 재단의 후원을 통해 열리고 있다. 1996년 독일과의 첫 포문을 연 후 영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젊은 과학자들 간의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KFoS 심포지엄을 통해 약 1000건의 심포지엄이 개최됐으며, 참석한 과학자 중 약 20%가 소통 및 융합연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과학자 중 10명이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큰 숫자는 아니지만 이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미국한림원과 카블리 재단은 젊은 과학자 간 연구 장벽을 조금씩 허물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KFoS 심포지엄을 담당하는 에드워드 파트 미국한림원 프로그램 디렉터는 "더 많은 과학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른 과학기술분야에 관심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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