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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아프리카한림원 공동심포지엄 본문

국제교류 및 협력 증진/국제심포지엄

제1회 한·아프리카한림원 공동심포지엄

과기한림원 2015. 8. 27. 22:12


                               

[기고]곽상수 농수산학부 정회원, ‘짧지만 긴 감흥’ 



필자는 우리 한림원이 아프리카과학한림원 (The African Academy of Sciences; AAS)과 공동으로 지난 7월 6일 케냐 나이로비 AAS 본부에서 ‘사회경제 발전을 위한 바이오과학기술 (Recent Advances in Biosciences and Biotechnology for Socio-economic Development)’ 주제로 개최된 제 1회 한·아프리카한림원 공동심포지엄에 3박4일 일정으로 참석하였다. 


이번 공동심포지엄은 우리 한림원과 AAS가 과학기술분야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2002년 10월에 체결한 MOU에 따라 처음으로 개최된 것이다.



AAS(www.aasciences.org)는 1985년에 설립되어 현재 아프리카 42개국 과학한림원이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는 독립적인 과학한림원을 가지고 있으며 AAS는 아프리카 과학한림원연합체에 해당한다. 원장, 부원장 5인 등 임원 13명은 전자투표로 선출되며 현 원장 Aderemi Kuku 박사는 나이지리아출신의 수학자이다. 부원장 5인은 남부, 북부, 서부, 동부 및 중부아프리카의 지역을 대표하여 선출된다.  


심포지엄은 AAS의 Aderemi Kuku 원장의 개회사, 박성현 원장의 환영사, 주케냐 한국대사관 유기준 총영사의 축사로 시작되어 온종일 사뭇 진지한 분위기에서 주제발표와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한림원에서는 경희대 박용구 교수, 서울대 김영식 교수, KAIST 한용만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희목 박사와 필자가 암유전체와 개인 맞춤형의약, 한국의 천연물신약, 질병 특이적 줄기세포, 미세조류 생명공학, 고구마 생명공학에 대하여 각각 최근 연구결과와 협력방안에 대해 소개하였다. AAS에서는 케냐 KEMRI-WTRP의 Abdisalan Noor 박사, 이디오피아 Addis Ababa대학의 Ermias Dagne 교수, Nairobi대학의 Geoffrey Maloiy 교수, AAS-AESA의 Thomas Kariuki 박사, Elizabeth Ng’ang’a 박사가 식물자원이용, 아프리카 말라리아 현황과 도전, 낙타의 운동성에 대한 생체역학, 아프리카 생명과학 역량강화, 제3세계과학한림원(Third World Academy of Sciences, TWAS) 활동에 대해 각각 소개하고 토론하였다.    



이번 공동심포지엄에서 신흥개발도상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국가발전을 위해서 과학기술의 중요함을 인식하고 과학한림원을 중심으로 과학발전진흥에 크게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참석한 과학자들은 사회경제 발전을 위해서 바이오기술이 인류가 당면한 보건, 식량, 환경, 에너지문제 등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자원이 부족하고 과학기술이 앞선 한국과 반대로 자원이 풍부하고 과학기술인프라가 낙후된 아프리카 국가들이 상생발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특히 바이오분야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하였다.


방문 3일째인 7월 7일은 박성현 원장과 Aderemi Kuku 원장이 공동 주재한 두 과학한림원 대표단회의에서 과학기술 중요 관심사에 대해 의견이 교환됐으며, 아프리카에서는 천연물의약, 농업생명공학, 줄기세포, 감염질환연구 등에 큰 관심을 나타내었다. 차기 심포지엄은 2016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오후에는 도심에서 가까운 나이로비국립공원 사파리투어에 참여하여 아프리카의 생물다양성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필자는 2013년 7월 고구마 생명공학 협력을 모색하기 위하여 동부아프리카 3개국 (탄자니아, 이디오피아, 케냐)의 주요 연구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고구마 재배 면적의 42.1%를 차지하지만 생산량은 16.4%에 불과하다. 이것은 고구마바구미, 바이러스 등 병충해로 인한 아프리카의 단위면적당 생산량 (5.1 kg/ha)이 아시아 (19.8 kg/ha)의 25%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고구마는 못사는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의 끼니를 해결하는 구황작물로 여겨왔으나 최근 고구마가 항산화물질이 많아 항암활성이 높고 풍부한 식이섬유 덕분으로 체내혈당을 천천히 올려 당뇨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생명공학기술로 아프리카에 적합한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고 적정 재배기술을 도입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면 아프리카 사람들의 기근과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이로비 남서부 외곽에 위치한 AAS본부는 아름다운 수목으로 둘러싸여 평화로움을 느끼게 하는 2층 건물이다. 심포지엄은 2층 Obasanjo 회의실에서 개최되었는데, 회의실 이름은 AAS본부 건설 및 운영에 기여한 나이지리아 초대 대통령 올루세군 오바산조(Olusegun Obasanjo)를 기념하여 붙여진 것이다. 회의실 벽에는 아프리카출신 노벨상 수상자 12명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어 아프리카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 대표단이 묵은 숙소는 AAS본부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Eastland Hotel (東土賓館)로서 중국인이 경영하고 있었으며 아침식사도 중국식 뷔페였다. 중국은 자원외교를 내세워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기간사업 건설지원 등 큰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과 부상하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바이오분야 연구협력 네트워크 형성과 학술교류를 확대하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된다. 심포지엄에서 귀국하여 AAS 회원이며 ‘Ariti Herbal’ 회사를 설립한 이디오피아 Addis Ababa대학의 Ermias Dagne 교수로부터 아프리카 식물자원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바이오제품 개발과 제품의 시장개척에 대한 제안을 받기도 하였다. 공동심포지엄 참석자 가운데 특히 한국전쟁 참전국인 이디오피아 과학자들에게 더 많은 정겨움을 느꼈다. 우리는 과학기술기반 민간외교차원에서 한국전쟁 참전국부터라도 우선적으로 우리의 발전경험을 공유하는 국제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지속가능한 국제협력을 위해서는 상대를 이해하고 차별화 된 기술과 깊은 신뢰가 중요하다. 개회식에 참석하여 축사를 한 유기준 총영사는 대표단을 초청하여 대사관 직원들과 유쾌한 저녁식사를 하면서 케냐를 비롯하여 아프리카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과 함께 과학기술 기반 국제 협력을 강조하였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갈려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갈려면 함께 가라’는 말도 지속가능한 협력을 위한 정신과 맥을 같이한다. 비록 짧은 일정이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과 협력을 위한 새롭고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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