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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야 인공지능 활용 현황과 미래 전망’ 논의 본문

국제교류 및 협력 증진/국제심포지엄

‘의료분야 인공지능 활용 현황과 미래 전망’ 논의

과기한림원 2020. 10. 28. 11:04

과기한림원·의학한림원, 22일 온라인 국제심포지엄 공동 개최

국내외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의학연구 및 임상 적용 현황과 문제점, 향후 발전 방향 등 폭넓게 토론

 

줌을 활용해 국제심포지엄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모든 산업군이 인공지능 및 비접촉 기술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대면 진료 중심이었던 의료시장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재구성되는 상황이다. 인공지능의 보건의료분야 활용과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과학기술 및 의학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기술의 발전현황과 전망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한민구, 이하 과기한림원)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원장 임태환, 이하 의학한림원)은 지난 10월 22일 ‘의용생체과학 분야의 인공지능: 현황과 미래전망(AI in Biomedical Science: Current Status and Perspectives)’을 주제로 ‘제38회 한림국제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일본의료인공지능협회 회장 Ryuji Hamamoto(류지 하마모토) 교수를 비롯하여 미국, 일본, 네덜란드, 한국 등 국내외 전문가 12인의 연사가 참석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해외 및 국내 의료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현황 ▲의료계의 인공지능 기술 ▲인공지능의 의료계 적용 ▲활용 전 해결과제에 대한 최신 연구 내용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이벤터스와 과기한림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으며, 각 세션별 연사 발표 후 Q&A 시간을 마련, 사전 접수된 질문과 및 현장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발표자들이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민구 원장은 “의용생체과학 분야에서의 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술은 데이터 사이언스의 핵심기술”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의료영상, 유전체, 신약개발, 윤리적 문제 등 관련 기술의 현황과 미래전략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세션1. 인공지능 활용 현황

     “인공지능 기술, 의료계 혁신 핵심기술 될 것”

 

브람 반 기네켄 라드바우드 대학교 교수가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세션인 기조강연에서는 국내외 의료계에서의 인공지능 활용 현황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장인 서준범 울산대학교 교수와 Bram van Ginneken(브람 반 기네켄) 라드바우드 대학교 교수, Ryuji Hamamoto(류지 하마모토) 일본의료인공지능협회 회장이 첫 번째 세션의 연사로 나섰다. 3인의 연사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계 시스템 혁신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임을 강조하면서도, 의료 현장에 사용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는 점에도 동의했다.

 

‘인공지능과 헬스케어’를 주제로 발표한 서준범 울산대학교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을 필두로 한 신기술의 진보는 다양한 산업의 혁신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에 따라 많은 연구자와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헬스케어 시스템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은 앞으로 ‘정밀의학’ 실현을 위한 핵심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의료 시스템에 적용되기 위해선 극복해야 할 몇 가지 장애물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의료 시스템에 인공지능 응용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선 법적 승인, 보험 급여 등 해결해야 할 사안이 많다”며 “데이터 안전, 프라이버시 문제, 개인의 동의 수집, 기술적 해석 가능성, 불확실성, 임상적 검증 및 잠재적 의료법적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실제적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Bram van Ginneken(브람 반 기네켄) 라드바우드대학 교수는 ‘인공지능과 의료생체 과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기네켄 교수는 “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나, 방대한 양이기 때문에 막대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단계에서는 실제 확장이 어려운 솔루션이지만,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약 10년 후에도 구체적인 작업에 한정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기네켄 교수는 의료인공지능기술을 크게 의료진의 역할을 돕는 기술, 의료진을 대체하는 기술, 새로운 의료행위를 창출하는 기술로 분류하고 영상의학분야의 대표적인 예를 소개했다. 기네켄 교수는 “모든 작업에 대해 학습이 가능한 범용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향상된 도구와 발전된 공학기법을 통해 신속하고 편리하게 개발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yuji Hamamoto(류지 하마모토) 일본의료인공지능협회 회장은 ‘인공지능과 일본의 헬스케어’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을 의료, 돌봄 등의 분야에 적용할 기술로 개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실시간 자동 건강진단을 통해 건강한 삶과 질병의 조기 발견을 지원하는 등 의료 데이터를 공유하여 장소와 관계없이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마모토 회장은 “일본 국립암센터는 혈액검사 결과 및 컴퓨터 단층촬영 영상 등 환자 데이터를 대량 보유하고 있다”며 “정보 취합 후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분석하는 등 시스템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현재 일본 국립암센터는 통합의료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중이다. 하마모토 회장은 “쉽지 않지만, 향후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암진단 시스템, 신약 설계 시스템, 맞춤 의료 지원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세션2-1. 의료계의 인공지능 기술 / 세션2-2. 인공지능의 의료계 적용

    “인공지능 기술, 부족한 임상 환경을 개선할 새로운 돌파구 될 것”

 

세션2에서 진행된 발표 모습. 네번째 사진은 Q&A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현재 활용되고 있는 의료계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공유됐다. 2-1 세션에 참여한 예종철 KAIST 교수와 김남국 울산대 부교수, 한보형 서울대 부교수는 기술적 측면에서, 2-2 세션에 참여한 김우진 Palo Alto VA 병원 전문의, 김광준 연세대 교수, 박한수 GIST(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기술의 적용 측면에서 바라본 인공지능에 대해 발표를 이어갔다.

 

예종철 KAIST 교수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적용 의료영상의 응용 분야에서 비지도 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설파했다. 그는 “불행히도 많은 의료 영상 애플리케이션에서 고품질 데이터를 얻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런 이유로 비지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 영상진단 솔루션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케이스를 학습시켜야 하는 지도학습 기반의 인공지능의 경우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기 어려울뿐더러, 학습에서 본 적 없는 데이터가 적용되면 엉뚱한 답을 도출할 수 있다는 맹점이 있다. 예 교수는 “지도학습의 오류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비지도학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수학적 배경을 기반으로 영상물리학에 쉽게 접목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남국 울산대 교수는 ‘의료 분야의 심층 학습을 통한 임상적 미충족 요구 및 해결책’에 대해 발표했다. 임상 환경의 경우 효율적 영상 획득, 영상 바이오마커, 개인정보 보호, 임상 의사 결정 지원 시스템 및 배포 등을 포함한 다양한 미충족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딥러닝을 비롯한 새로운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의학 난제 극복을 위해 다양한 딥러닝 연구가 수행 중이다”라며 “전기 의료기록, 영상, 신호 등 의학에 대한 깊이 있는 학습이 가능한 빅데이터가 다양한 임상적 미충족 욕구를 극복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한보형 서울대 교수 역시 딥러닝의 진보가 생물의학 연구에 유용한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물의학 연구를 위한 딥러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딥러닝을 생체의학 연구 문제에 직접 적용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기술의 진보로 유망한 결과들이 도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심층 신경 네트워크를 훈련하는 접근법들이 생물의학 문제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 들여볼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김우진 박사(VA Palo Alto)는 ‘의료영상 촬영의 AI 기술’ 중에서도 과대광고가 주는 공포 요인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의료영상 분야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주는 가능성과 이점은 무궁무진 하지만, 과대포장에 휩쓸리기 쉽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한계점을 이해하고 의도된 영역 내에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환자들이 해당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광준 연세대 교수는 특히 중환자실의 예후 예측을 위한 인공지능 모델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의 질”이라며 “데이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전문가와 의료진, 그리고 연구자가 함께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도 나온 결과값을 100%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의 질을 높이는 마지막 과정을 한 번 더 거쳐서 모델의 신뢰도를 높여야만 한다”며 “실제 임상 환경에서 인공지능 모델이 사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한수 GIST 교수는 ‘암과 면역학을 만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을 주제로 발표했다. 현재 암 및 비만 억제 프로바이오틱스 개발에 성공해 실용화를 진행 중인 박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 덕분에 신뢰도 높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를 분석하고 진단한 결과 마이크로바이옴을 조작하는 것이 암 치료를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술의 진보로 분석과 진단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게 주효했다”고 인공지능 기술의 효과를 강조했다.

 

발표 후 진행된 Q&A에서는 인공지능의 비지도학습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주로 비지도학습에 대한 가능성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질문이 집중됐다. 정답이 주어져 있지 않은 데이터의 특성을 학습하여 스스로 패턴을 파악하는 것을 의미하는 비지도학습은 최근 집중적으로 연구되며 단계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보형 서울대 교수는 비지도학습 연구에 대해 “아직 연구는 기초 수준에 있지만,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세션의 좌장으로 참여한 박태현 서울대 교수 역시 비지도학습에 대해 “수학을 배울 때 원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보다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어려운 법”이라며 “비지도학습은 그런 면에서 연구자들의 도전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난제와도 같은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동기에 대한 질문도 많았다. 김광준 교수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입장에서 잘 진료하고 싶다는 게 기본 동기가 되는 것 같다”며 “경제적 보상보다는 의료진으로서의 미션이나 비전에 있어 만족감과 필요성을 느꼈던 게 주효했고, 같은 방향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 시너지가 연구를 진행하는 데 큰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세션3. 실제 적용기술의 해결 문제

     “의료계 인공지능 기술 적용, 산업화에 대한 인식 변화 필요”

 

윤형진 교수가 발표를 진행 중이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인공지능을 실제로 적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윤형진 서울대학교 교수는 ‘의료분야의 인공지능: 현재 응용과 문제점’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에서 출간한 의료인공지능백서의 내용을 소개했다. 윤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려면 산업화가 필수적이라며 기술의 안정화를 위해서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인공지능 기술을 상품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산업화가 촉진되면 임상에서의 적용 또한 빨라질 것은 분명하다라며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 적용 확대를 위해 국가적인 의료 인공지능 개발 정책에 대한 설계와 개인정보 활용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 대표는 ‘AI/ML 기반 의료기기 규제 동향’에 대해 발표하며 “의료기기 심사를 주관하는 국내 식약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FDA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의료계 인공지능 기술 적용과 관련해 그에 맞게 조직을 변화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최 대표는 “국가의 의료 산업 수준은 규제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며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변화가 예상되는 이때, 우리나라 또한 기존의 의료기기 심사 인력을 확대하고 새로운 기준과 정책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호 울산대학교 교수는 ‘인공지능의 임상 검증’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더디게 적용되는 이유는 적절한 임상적 검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적절한 외부 검증을 통해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정확한 외부 검증을 위해서는 여러 기관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실제 임상 시나리오에서 대상 환자 그룹을 적절하게 구분하는 데이터 세트를 사용하여 정확성을 시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Q&A에서는 인공지능의 임상 적용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인공지능의 산업화 혹은 임상에서의 적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란 질문에 윤형진 교수는 ”결국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 같다“며 ”클리니컬 유틸리티(clinical utility)에 대한 전략을 연구 초기에서부터 세우고 시작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이번 심포지엄을 제안한 최병인 조직위원장(한림원 의약학부 정회원, 중앙대학교병원 임상석좌교수)은 ”이번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최신 의료분야 인공지능 활용연구 및 임상 적용 현황과 문제점, 향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토론할 수 있었다“며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가속화될 의용생체과학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에 대해 글로벌 차원의 전략을 세워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정리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과기한림원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xG3UXuaDqEo&t=20889s)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제38회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참여자들 모습.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키며 대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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