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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문화진흥/과학기술 동향

유네스코,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선정

과기한림원 2015. 2. 23. 15:21

조병진 교수팀 '착용형 발전장치' 그랑프리 선정


 

유엔(UN) 산하 교육과학문화 전문 기구인 유네스코(UNESCO)와 디지털 기술의 사회·문화적 영향을 예측하는 기관인 넷엑스플로는 2008년부터 공동으로 '세상을 바꿀 10대 혁신 기술상(Netexplo award)'을 시상해 왔다. 매년 전 세계 200여 명의 전문가와 기업인 패널 투표를 통해 에너지·환경·교육 등의 분야에서 10대 기술을 선정, 네티즌 투표 등을 통해 1위를 가려 그랑프리상을 수여한다. 트위터(2008년), 3D프린터 등이 영예의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Netexplo Award' 10대 기술은 KAIST의 '웨어러블 열전소자'(한국)를 비롯해 ▲중고 스마트폰 이용한 불법벌목 근절(미국) ▲자전거 친화 도시 개발 App(칠레) ▲젓가락 이용 음식 성분 분석(중국) ▲DB활용 초소형 성분 분석기(이스라엘) ▲E-mail 및 각종 SNS 통합 채팅 스트림(미국) ▲ 폐 전자제품으로 만드는 3D프린터(토고) ▲ 빅데이터를 통한 교육 문제 해결(미국) ▲사진촬영으로 수학문제 해결(크로아티아) ▲에볼라 확산 방지 정보 App(나이지리아) 등이다.

 

 

시상식은 2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으며, 각 연구팀 대표들은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기술의 장점과 개발 계기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랑프리를 수상한 조병진 교수는 "함께 일하면서 고생한 동료들과 학생들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서 조 교수는 "현재 30% 정도의 스마트와치 전력 충전 효율이 있다"면서 "한국, 미국의 전력회사와 협상중이며 내년을 목표로 제품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Netexplo Award winners 2015'


 Wearable Thermo-Element - 웨어러블 열전소자(대한민국)

 

 

중요한 전화를 해야 할 때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2퍼센트밖에 남지 않고 주변에 충전 소켓이나 케이블이 존재하지 않을 때의 좌절감은 모두 알고 있다. KAIST의 연구진이 만든 웨어러블 열전소자는 사용자의 체온으로 스마트폰과 다른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Rainforest Connection - 중고 스마트폰 이용한 불법벌목 근절(미국)

 

 

미국 물리학자 토퍼 화이트는 중고 스마트폰으로 열대우림의 불법 벌목을 감시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나무에 설치된 중고 스마트폰은 태양광 패널에서 전기를 공급받으면서 주변의 소리를 녹음하고 분석한다. 일단 설치가 되면 5분 안에 반경 1km 내 불법 벌목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는 1주일이 걸리는 인공위성 영상의 활용에 비해, 삼림벌채에 대응하는 중대한 싸움에서 즉각적으로 숲을 보호할 수 있다. 톱소리 등 큰 소음이 발생하면 관리자에게 자동으로 위치를 전송해 벌목을 막는다. 화이트는 국제 핵융합시험로(ITER) 개발에 참여한 촉망받는 물리학자였지만, 인도네시아에서 불법 벌목 현장을 목격한 뒤 진로를 환경운동으로 바꿨다.

 

KAPPO - 자전거 친화 도시 개발 App(칠레)

 


칠레 카포스스파사(社)가 모바일 게임에서 착안한 자전거 친화 도시 형성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전송 시스템. 일이나 레저를 위해 자전거를 탈 때 연결된 프로그램이 도시 계획을 위한 유용한 정보를 전송하며, 이를 도시 설계에 활용한다. 이 시스템의 목표는 도시를 좀 더 자전거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Baidu Kuai Sou - 젓가락 이용 음식 성분 분석(중국)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바이두(百度)가 개발한 '스마트 젓가락'은 끝 부분에 센서가 달려 있어 음식의 질·산도(酸度)·온도·염도(鹽度)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음식의 부패 여부도 곧바로 확인해 스마트폰 화면에 보여준다. 전통적 도구인 젓가락에 최첨단 기술을 결합시키고,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는 음식관련 사고 예방이 가능하다.

 

SCIO - DB활용 초소형 성분 분석기(이스라엘)

 


이스라엘 벤처기업 SCIO사(社)의 '포켓 분자 분석기'는 일회용 라이터 크기다. 분석기를 물질에 갖다 대면 화학적 성분이나 칼로리 등을 측정한 뒤 방대한 양의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물질 상태를 분석한다. 식물이 심겨져 있는 화분에 비료가 필요한지도 알 수 있고, 의약품의 진품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Slack - E-mail 및 각종 SNS 통합 채팅 스트림(미국)

  


협업 간 각자 사용하는 공동 작업 툴이나 파일 저장 클라우드 등이 달라 불편을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Slack은 E-mail, SNS를 포함한 수많은 협업 프로그램을 하나의 채팅 스트림에 제공하는 기술로써 업무 상 효율성이 증가된다. 발표 8개월 만에 3만 팀이 이용했고 월 2억 개의 메시지가 전송된다.  트위터, 에어비엔비, 드롭박스, 뉴욕타임스 등이 사용 중이다.

 

Sense Ebola Followup - 에볼라 확산 방지 정보 App(나이지리아)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생에서 시간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시간 경과를 지체 없이 보고해야 효과적인 상황 관리와 올바른 자원 할당이 가능하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개발한 '센스 에볼라 팔로업(Sense Ebola Followup)'이란 앱은 보건부 직원들에게 에볼라 환자 발생과 시간, 위치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위치 정보 태그가 포함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모델은 확산 경로를 한눈에 살필 수도 있어, 에볼라 바이러스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W.Afate 3D Printer - 폐 전자제품으로 만드는 3D프린터(토고)

 

 

아프리카의 전자제품 쓰레기 더미들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프리카 토고의 기술자 코조 아파테는 아프리카에 방치된 전자제품의 쓰레기 부품과 100달러(약 10만9400원)만으로 3D 프린터를 만들어냈다. 시제품이 African Innovation Summit 와 NASA Space App Challence에서 우승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아파테는 이 3D 프린터를 '메이드 인 아프리카'로 생산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Branching Minds - 빅 데이터를 통한 교육 문제 해결(미국)

 

 

빅데이터를 이용해 학생들의 개인 공부 방법을 보여주는 미국 브랭칭마인즈 재단의 홈페이지는 학생들이 갖고 있는 학습의 어려움을 교사와 부모들이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 웹서비스다. 과거 온라인상 기록되고 분석된 학습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기반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아이들의 목표에 실제적으로 장애가 되는 부분을 바로잡는다. 이 개별적 접근방식을 통한 인지과학은 이후에도 경험을 통해 개선되고 향상된다.

 

PhotoMath - 사진촬영으로 수학문제 해결(크로아티아) 

 

 

문서 인식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크로아티아 마이크로블링크사(社)의 '포토매스(PhotoMath)' 앱은 스마트폰 속의 '수학 선생님'이다. 종이나 컴퓨터 화면에 쓰여 있는 수학문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문제를 자동으로 인식해 풀이 과정과 해답을 알려준다. 더하기, 빼기 등 기본적인 계산은 물론 분수, 루트, 방정식 등도 풀어준다. 답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식의 순서대로 해결책을 안내하기 때문에 결과 뿐 아니라 가장 적절한 풀이방법도 얻는다.


 

 

 착용형 발전장치…"우리 몸이 곧 모바일 기기의 에너지원"

 

 

이번 2015년 10대기술에는 국내 기술이 최초로 포함돼 화제가 됐다. 특히 조병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팀이 개발한 '착용형 발전장치(Wearable Thermo-Element)'는 시상식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별도의 상금은 없지만 과학자로서는 큰 영예이며, 국내 연구진이 이에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착용형 발전장치'는 태양열이나 지열 등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존의 전력생산 기술과는 근본적인 부분이 다르다. 오로지 사람의 체온에 의해 생긴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전까지 많은 연구원들이 유연한 소재의 열전소자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유연한 물질을 이용하면 유기물 특성상 열전효과가 떨어져 전력 밀도가 낮아 실용적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딱딱한 물질을 이용하면 자유로운 형태로 이용하기도 어렵고 무겁다는 단점을 피할 수 없다.

 

조병진 교수팀은 열전(熱電)소자를 가볍고 자유로운 유리섬유 위에 부착해 착용이 가능한 형태로 만들었다.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 열전물질로 유연소자를 만들 수 없다는 기존 관념을 깨고, 유리섬유에 무기물을 프린팅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 이 연구의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를 가로·세로 각 10㎝의 밴드로 만들어 팔에 차면 외부 기온이 영상 20도일 때(체온과 약 17도 차이) 약 4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온도 차가 있을 때 반도체 내부에 전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정도 전력이면 반도체 칩을 구동할 수 있다. 윗옷 크기(50×100㎝)로 만들면 약 2W의 전력을 발생시켜 휴대전화도 충전할 수 있다. 또 바지 주머니를 열전소자로 만들어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기만 해도 배터리를 충전할 수도 있다. 말 그대로 '입고 다니는 자가 발전 기술'이다.

 

관련 기술의 적용 산업은 단순히 의류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열전소자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워치가 나온다면 반나절 차고 반나절은 충전하는 시계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으며, IT기기 제조사들의 오랜 고민거리인 ‘무선 충전 기술’을 해결할 수도 있다. 또 자동차, 공장, 항공기 등 폐열이 발생하는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수단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

 

 

30년 지기 선후배 '세상을 바꿀 기술'로 '테그웨이' 창업

 

 

연구팀을 이끈 조병진 교수는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벨기에 IMEC 연구원과 하이닉스 반도체․메모리 연구소 팀장과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를 거쳐 현재 KAIST 교수로 재직 중이다. CMOS 반도체 소자와 그래핀 전자소자, 열전 발전 소자 등을 전문으로 연구해왔다.

 

조 교수는 지난해 4월 체온 전력생산 기술의 개발을 완료, 발표해 미국 ABC 방송, 영국 Daily 신문 등을 비롯해 100여개가 넘는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성공적인 기술 개발을 실감한 조 교수는 사업화를 위해 KAIST 선배이자 벤처사업가로 활약하던 이경수 대표와 손을 잡고 지난해 9월 ‘테그웨이’ 창업했다. 조 교수가 “신소재 열전소자 기술로 창업하려는데 학자가 하려니 어렵다”며 이 대표가 CEO를, 자신이 CTO를 맡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이 대표는 KAIST 재료공학 박사를 졸업한 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을 거쳐 1996년부터 벤처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반도체 공정장비 회사인 지니텍이라는 벤처 기업을 설립, 성공적인 기술 개발로 네덜란드 글로벌 컴퍼니에 매각했고, 이후 모바일폰으로 혈당을 체크하는 이른바 ‘당뇨폰’으로 헬스케어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어 녹십자헬스케어 연구소장을 하던 이 대표는 30년 지기인 후배의 제안을 받아들여 ‘세상을 바꿀 기술’의 사업화에 나섰다.

 

테그웨이는 현재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드림벤처스타기업’으로 지정돼, SK그룹의 지원 하에 기술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나노Fab(나노종합기술원)을 활용하여 시제품을 제작 중이며, 현재 국내외 40여개 글로벌 기업이 샘플을 요청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르면 1년 내 상용화가 가능하며 5년 내 1000억원 매출이 목표다. 지난해 11월 국내 특허를 확보했고 미국, 일본, 중국에서 특허 출원 중이다.

 

이경수 테그웨이 대표는 "현재 국내외 많은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접촉을 해오고 있다"며 "한국의 대표적 기술이 인류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위해 박차를 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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