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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연구 및 자문/한림원탁토론회

‘제 106회 한림원탁토론회’ 개최

과기한림원 2016. 9. 6. 15:30

“문제는 분노조절장애”…원인과 해결은?”
과기한림원, 8일(목) 과총회관서 ‘제 106회 한림원탁토론회’ 개최
다학제적 접근으로 분노조절장애의 개념과 진단, 해결방법 등 논의

 

[이번 원탁토론회에는 100여명이 청중들이 참석했다]

 

분노조절장애로 발생되는 여러 사건·사고로 인해 사회적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과학적·사회적 원인 진단과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가 과학기술부문의 대표적 석학들로 구성된 우리 한림원은 지난 9월 8일(목) 오후 4시부터 과총회관 소회의실에서 '분노조절장애,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나?'를 주제로 '제 106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김재원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각각의 전문분야에 기반하여 분노조절장애의 원인을 정의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김재원 교수는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에 국내 최초로 '어린이·청소년 우울증 전문 클리닉 MAY(Mood and Anxiety clinic of Youth)'를 개설하여 우울증과 불안증, 자해·자살 위험, 기분조절 문제로 힘들어하는 아동청소년을 돌보며 해당 병리 현상의 원인과 해석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토론회에서 간헐적 폭발장애, 양극성 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파괴적 기분조절부전장애 등 분노조절장애로 통칭되는 진단들의 발병 동기와 특징을 설명하며 "분노조절장애는 간헐적 폭발장애와 가장 관련이 있으나 세부적인 분노 증상의 강도, 지속 기간, 빈도 등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앞서 언급한 질환들 중 대부분에서 아동기부터 분노조절 문제가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한다"며 "특히 부모의 육아 태도가 아동의 자기 조절 능력과 자율성, 자존감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분노조절장애라는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폭넓게 바라보아야 한다"며 "어린 시절의 양육과 훈육, 감정 조절 훈련 등과 관련한 부모-자녀 관계와 같은 종적인 관점에서의 이해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허태균 교수는 한국인의 심리를 사회문화적으로 해석한 '어쩌다 한국인'의 저자로 한국인의 심리학적 특성을 개인의 사생활이 아닌 집단의 역사와 문화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 바 있으며, 이번 토론회에서도 한국인의 문화심리적 특성이 분노조절장애를 일으키는 심리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고찰하고 분노조절장애의 진단과 해결방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화두로 던졌다. 

 

허 교수는 "저성장, 양극화, 과도한 경쟁, 철저한 객관적 자료화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여건이 분노를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또한 한국의 문화심리적 특성인 주체성, 심정중심주의, 가족확장성, 복합유연성 등도 현 상황에서 각 개개인이 경험하는 분노를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면 자신의 존재감과 영향을 확인하려는 성향인 주체성은 한국인에게 '자신이 할 수 있다', '자신이 해야 한다'는 강한 자신감과 책임감을 부여하며 세계 유례가 없는 경제발전을 이끌어 왔지만 지금처럼 미래를 낙관할 수 없는 한계에 직면하면 더욱 큰 좌절과 분노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허 교수는 "한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광범위한 현상을 분노조절장애라는 임상적 진단으로, 극단적인 일부 정신장애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보다는 좀더 근원적인 문제의 본질을 통찰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주제발표 이후 지정토론에서는 권준수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김재진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충헌 KBS 기자 등이 참여해 다학제적 이해와 접근을 통해 분노조절장애의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패널토론 참석자들. 상단 좌측부터 권준수 교수(좌장), 김재진 교수, 송인한 교수,

하단 좌측부터 이충헌 기자, 장대익 교수]

 

김재진 교수는 "모든 인간의 행동적인 측면은 뇌를 통해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며 "사회문화적인 요인 분석과 함께 뇌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인한 교수는 "분노라는 감정은 본질적으로 자연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 사회의 안전성을 위협받는 수준의 집단병리를 경험하고 있다"며 "정상적 범주를 넘어선 분노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고 그러한 분노를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진지하게 이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충헌 기자는 "삶은 어떤 일이 생기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며 "분노는 충분히 조절될 수 있는 감정인 만큼 전문가를 중심으로 분노조절 방법을 보급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장대익 교수는 "지금 분노조절장애가 사회문제가 되고 심각한 것처럼 보이지만 진화론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사실 충동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종"이라며 "분노를 이끌어내는 자극, 발달단계와의 상호작용, 생존과 번식의 영향, 진화적 측면 등 다각도로 접근해서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분노조절장애는 정신적 고통이나 충격 이후에 분노와 증오의 감정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현상을 총칭한다. 미국정신의학회의 진단체계(DSM-5)에서는 파괴적, 충동조절 및 품행 장애 분류 내의 간헐적폭발장애와 관련이 있고, 기분장애(우울증, 조울병), 품행장애, 적대적반항장애 등 충동조절문제가 있는 정신질환들과도 관련된다고 분석한다.

 

이명철 한림원 원장은 "최근 언론 등에서 분노조절장애와 관련된 내용을 자주 다루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정확한 정의 없이 단편적인 이해와 해석에 그치고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분노조절장애에 대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고 개최 취지를 밝혔다.

 

[이번 원탁토론회에서는 채종일 출판담당 부원장(좌측)이 사회를 보고, 이명철 원장(우측)이 인사말을 했다]

 

[주요 참석자 단체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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