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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이 만난 사람] “다음세대를 위한 기술 연구…‘Choi’의 업적 남기고 싶다”

과기한림원 과기한림원 2015. 12. 29. 17:15



[한림원이 만난 사람]한림원학술상 수상한 최원용 포스텍 교수

광촉매 연구 분야 개척

학생들 스스로 할 일 찾도록 유도…“심리적 좌절과 극복 통해 수련 필요”

 

“환경정화용 광촉매의 상용화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멉니다. 태양광에너지를 화학연료로 전환하는 연구 역시 가까운 장래에 상용화되기는 힘듭니다. 다음 세대에나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술이지요. 그러나 이들이 인류가 꾸준히 추구해야할 금세기 최고의 과학기술적 숙제 중 하나임을 확신합니다. 연구를 통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한 하나의 성공사례를 남기고 싶습니다. 미래에 사람들이 그것을 ‘Choi의 업적’이라고 기록해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최원용 포스텍(POSTECH) 환경공학부 교수가 지난 달, 제14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6년 미래창조과학부와 한림원이 선정하는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지 근 10년, 촉망 받는 젊은 과학자였던 최 교수는 다양한 광촉매와 새로운 고도 산화기술을 개발하는 등 연구 분야를 개척하며 연구 권위자로 발돋움 했다.

 

최원용 교수는 “한 사람이 학자로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30년 정도인데 그 시간 동안 유행을 좇기보다는 꾸준히 한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해오던 것을 계속 발전시켜 무언가 하나는 남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는 21세기 과학기술자들에게 가장 핵심적인 이슈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기술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다. 최원용 교수의 광촉매 연구는 태양광을 흡수하여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광촉매 물질’을 통해 태양에너지를 화학적으로 전환, 환경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물이나 공기 중에 존재하는 오염물질 분자가 완전히 산화분해되어 오염된 물이나 공기를 정화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또 물을 광촉매와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사례다.

 

현재 대부분의 광전환 촉매소재 이용기술 연구는 에너지와 환경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두 분야의 교류가 제한적인데 반해 최 교수는 환경·에너지 응용기술을 통합적으로 수행하며 국내외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그는 국제 SCI급 저널에 22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논문 피인용 횟수도 2만 3000회를 넘으며 해당 분야 연구 역량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 교수는 가장 인상 깊었던 연구프로젝트가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광촉매와 관련된 광화학 반응을 연구하다가 우연히 산화철 입자가 얼음 매질 내에 갇혀있을 때 태양광을 받으면 철 이온이 훨씬 더 잘 용출되어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을 꼽았다. 이전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환경에서의 얼음의 역할을 새롭게 규명한 것이다. 이 논문은 환경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후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편집장 선정 논문으로 소개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 그는 “해당 연구가 계기가 되어 극지방 환경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극지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북극의 다산연구소도 방문해 연구를 수행했는데 그 때 본 북극의 아름다운 환경과 24시간 내내 해가 떠 있는 것을 경험한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 “새로운 분야 찾다가 환경과학자 선택…한 가지에 몰두하면 저절로 다음 길이 보인다”

 

최원용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공업화학으로 학사 졸업 후, 포스텍에서 물리화학으로 석사를,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환경화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 교수는 “미국 유학을 가기 위해 준비할 때는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연구계획서에 물리화학 이야기만 잔뜩 썼다”며 “그러나 미국에서 ‘남들이 안 하는 새로운 일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곳 교수들이 하는 일들을 꼼꼼히 살펴보다가 환경화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본적으로 화학적 학문의 테두리에서 연구를 해왔지만 연구를 하는 동기와 관심대상이 환경문제와 관련이 되면서 환경과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며 “박사학위 광촉매를 이용해 수질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연구를 했는데 마침 귀국 후 199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광촉매 붐이 일어나 자연스럽게 연구를 이어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학위를 모두 각기 다른 대학에서 전공을 조금씩 바꿔가며 받고, 자신의 연구 분야를 찾은 경험 덕분인지 최 교수는 학생들이 스스로 연구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도하는 스타일이다.

 

“조교수 시절에는 학생들을 불러다가 일일이 할 일을 정해주고 지시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에는 가만히 내버려 둡니다. 스스로 할 일을 찾아 해결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지요. 저는 가끔씩 조언을 해주는 역할에 머물려고 합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연구의 진전이 느리고 성과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다만 학생들의 장래에 약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국에서 박사학위 공부를 할 때 지도교수님의 지시에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때로는 바보 같은 일에 시간도 낭비하면서 심리적으로 좌절하고 이를 극복하고 다시 도전하는 의지를 얻는 과정에서 단련되고 성숙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실패, 시행착오, 시간 낭비, 좌절 등은 교육의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에 맞닥뜨릴 때마다 ‘내가 한 단계 올라갈 기회를 얻었구나라’고 생각하라고 학생들에게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 과학자로 살아오면서 계속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니 때가 되면 저절로 다음 갈 길이 보이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며 “학생 때는 자신의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이것저것 따지고 소극적이고 안정적인 경로를 택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다 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도 해결될 것”이라고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과학기술한림원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고견도 덧붙였다. 그는 “한림원이 우리나라 최고 과학기술 석학들의 모임인 만큼 이에 걸맞은 영향력을 행시하여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 전반 및 교육에 비전을 제시하고 리더십을 보여주는 기관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이미 학자들 사이에서 한림원 회원이 되고자 하는 것은 매우 큰 영예이자 바람 중에 하나이지만 국제적인 위상도 지금보다 훨씬 도약하는 계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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