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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전쟁 본격화, 과학기술 기반 농업·농촌 혁신 필요” 본문

정책연구 및 자문/한림원탁토론회

“식량전쟁 본격화, 과학기술 기반 농업·농촌 혁신 필요”

과기한림원 2020. 7. 16. 16:39

한림원-농촌진흥청-한국농촌경제연구원, 7월 15일 ‘제162회 한림원탁토론회’ 개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식품 산업의 변화와 대응’ 주제 논의

 

'제162회 한림원탁토론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식품 산업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온라인 개최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글로벌 가치사슬 및 공급망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각국에서 곡물 수출 제한조치를 발동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이 글로벌 식량 전쟁의 가속화를 예견하며 대안 마련의 시급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한민구)과 농촌진흥청(청장 김경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식품 산업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7월 15일 ‘제162회 한림원탁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 우리나라 농·식품 산업의 정책 방향과 과학기술적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한림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 됐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코로나19가 미친 농업·농촌 부문의 영향과 과제 ▲코로나19 이후 주목받을 농산업 분야와 혁신기술 ▲산업·연구개발·소비자·식문화 측면에서의 변화와 대응 등을 중심으로 주제발표와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김홍상 농촌경제연구원 원장과 김두호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이 주제 발표를 진행했으며, 지정토론에는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전 원장을 좌장으로 임용표 충남대학교 교수, 이학교 전북대학교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김성윤 조선일보 기자(음식전문기자) 등이 참여해 자리를 빛냈다.

 

한민구 한림원 원장은 “농·식품 분야는 국가경제는 물론 국민들의 삶의 질과 건강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분야”라며 “이번 토론회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와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추어 갈 수 있는 과학기술적 해결방안과 정책 대안을 논의하고자 한다”고 개최 취지를 밝혔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삶의 방식 전환 필요”

 

첫 번째 주제발표는 김홍상 농촌경제연구원 원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정 전환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외식업·화훼 수요 급감과 학교급식 축소 등의 영향이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농산물 공급 차질과 수요 감소, 농촌 사회서비스 악화라는 근본적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농업 성장 자체가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삶의 방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농정은 지속가능을 기반으로 한 농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추진해오던 지속가능성, 혁신, 포용, 협치를 기본방향으로 하는 농정 틀 전환의 체계적 추진과 더불어 농업·농촌의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공감대 형성이 미흡했던 정책을 이번 계기로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대응에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식량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농업생산기반 확대 및 안정적 국제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비축시설의 투자 확대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외에도 디지털·그린 농업생산·유통으로 전환하는 등 농촌공간에 대한 가치제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민은 물론 농업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이와 함께 변화하는 사회경제체제에 적합한 농정추진체계로의 전환의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로 농촌 취약계층의 삶이 더 힘들어졌다”며 “농업 부문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추진해 농업 분야가 소외되지 않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정 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운영에 대한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김 원장은 “데이터 간 연계 미흡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한 과학 농정 분석 활용에 한계가 있어 왔다”며 “스마트 농촌 구축을 추진하는 통합적 컨트롤 타워를 마련해 핵심 정책 과제가 효과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세계 인류의 보물창고인 농촌, 전 지구적 협력으로 지켜내야”

 

두 번째 주제발표는 김두호 국립농업과학원 원장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산업을 선도할 혁신기술’을 주제로 발제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관련 농업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농업 R&D의 방향으로 디지털 농업기술, 식량의 안정적 공급, 고부가 바이오기술,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구축 등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혁신기술과 예시 분야를 소개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로 농산업 분야가 기회를 맞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로봇, 드론과 같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농산업 분야를 선도할 혁신기술의 발전으로 농산업의 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다양한 유전자원을 활용해 신기능성 작물을 육성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국내 농업이 기후변화와 병충해에 대응하는 농산물 개발로 새로운 개념의 식량안보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외 작황정보 생산과 맞춤형 재해 예측 기술로 디지털 농업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며 "가축질병 등을 제어하는 것도 미래 농업의 중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고기능성 자원을 활용한 바이오혁신기술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헬스케어 기능성 바이오 농산업 기술과 푸드테크, 마이크로바이옴과 같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혁신기술로 꼽았다. 또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한 혁신기술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공익직불제’와 기후위기 대응의 그린뉴딜 농업 기술도 제안했다.

 

김 원장은 “신품종 육종과 작황·기후변화 예측 기술, 동식물 질병예방으로 식량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농업과 농촌은 세계 인류의 보물창고로, 개인과 사회, 국가, 그리고 전 지구적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농업·농촌의 변화 불가피, 현실적 대안으로 변화 이끌어야”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전 원장을 좌장으로 임용표 충남대학교 교수, 이학교 전북대학교 교수,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김성윤 조선일보 기자(음식전문기자) 등이 참여해 학계, 소비자, 언론 측면에서의 대응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임용표 충남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세계 농업이 막대한 피해를 입으며 자국 농산물 보호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네델란드가 튤립 4억 송이를 폐기한 데 이어, 미국은 하루에 우유 95,000리터를 버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급식중단 등의 여파로 친환경농산물 약 800톤이 폐기됐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여러 가지 위험요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에는 내 손으로 직접 키워 먹는 농산물이 자리 잡게 될 것”이라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는 한국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학교 전북대학교 교수는 현재 시점이 위기보다 기회 요소가 더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들이 좀 더 빠르게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 같다”며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에 있어 농촌 현장이 감내해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여기에 대한 보안책이 마련된다면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고령화가 극심한 농촌의 경우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약하기 때문에 지역 관점에서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스템이 미흡할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는데, 수용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는 것도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정책이 고안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태도가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코로나19로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조사한 결과 국민경제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다는 인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인식 변화는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 식량 안보 문제로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 있는 식품을 구매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식료품 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며 “식료품비 부담은 국민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관련 정책을 통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윤 조선일보 기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나타난 우리나라 식문화의 변화 양상과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식문화 변화는 이전부터 진행되어 오고 있었고, 코로나19로 조금 더 속도가 빨라진 것 뿐”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기존의 식생활 패턴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김 기자는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가 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해 두고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질의응답 등을 모두 유튜브를 통해 방송하는 ‘온라인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청중들은 유튜브를 통해 발표를 경청하고 실시간 댓글을 통해 의견을 피력했다. 해당 영상은 한림원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XLc48CA1wNs)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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